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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활동...작년 파리서 오케스트라 초청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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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활동...작년 파리서 오케스트라 초청 전시회

입력
2014.04.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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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개인 행적 역시 미스터리의 연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소속 계열사 중 하나인 ㈜아해. 아해는 유 전 회장의 예명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해의 실체가 누구인지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작가 아해의 홈페이지에는 ‘194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한국으로 돌아와 20세부터 그림, 조각 등 예술활동을 해왔다’는 소개가 있는데 ▦유 전 회장도 1941년생이고 ▦국제사진전을 주관하는 ‘아해 프레스 프랑스’의 대표가 유 전 회장의 차남이자 아이원아이홀딩스 주요 주주인 혁기(42)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해=유 전 회장’은 확실해 보인다.

그는 2010년부터 아예 사진작가로 변신, 경기 안성의 개인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주변 풍경촬영 활동을 해왔다. 이듬해엔 미국 뉴욕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역에서 ‘나의 창밖으로’란 주제로 첫번째 초대전을 열었으며, 특히 지난해 6월엔 파리의 한 박물관에서 유명 작곡가와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까지 초청, 전시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한국의 은둔형 억만장자 사진작가의 기행’이란 기사를 싣기도 했다.

중요한 건 유 전 회장의 이런 ‘개인취미’활동을 위해 그룹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는 2012년 ▦아해 프레스 프랑스와 ▦사진작품을 판매하는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에 각각 14억원, 12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천해지는 지난해 아해 프레스 프랑스로부터 19억원의 물품을 구매했는데,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천해지는 지난해 35억원의 적자를 낸 회사다. 그런 회사가 오너의 수십억 원어치 사진을 판매했다면 이는 사실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 전 회장이 회사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작품 및 달력 등을 강매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선 아이원아이홀딩스 소속 회사들이 사실상 유 전 회장의 ‘개인왕국’처럼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일반 회사를 넘어 종교적 공동체 성격이 짙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오대양 사건’ 부터 세모그룹, 그리고 청해진해운 설립까지 모든 일의 중심에는 오 전 회장이 목사를 맡았던 ‘구원파’가 자리잡고 있으며, 현재도 계열사 핵심 임원 상당수가 신도들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종교적 성격에 폐쇄성이 더해지면서 사실상 계열사들은 유 전 회장의 놀이터처럼 운영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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