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산층이 세계 각국의 중산층 가운데 가장 소득 수준이 높다는 주장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세계 최고 수준의 부를 자랑하는 미국 슈퍼리치에 비해 중산층 이하 미국인의 소득은 다른 선진국 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NYT가 민간 비영리 연구단체인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소(LIS)에서 제공받은 지난 30여 년간의 국가별 소득 및 물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캐나다 중산층의 중위 소득이 미국을 앞지른 것은 물론 영국 등 몇몇 유럽 국가와의 소득 차이도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은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다른 선진국들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그 혜택은 소수의 부유층에게 돌아갔다며 중·하위층 소득이 뒤처진 이유는 빈부격차 심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기준 미국의 1인당 중간소득은 1만8,700달러(약 1,943만원)로 1980년 이후 20%가 증가했으나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2000년 이후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반면 영국과 네덜란드의 1인당 중간소득은 2000~2010년 기간에 각각 20%, 14% 늘었다.
캐나다의 1인당 중간소득도 이 기간 20% 늘어난 1만8,700달러를 기록하며 미국과 같아졌다. 캐나다는 2010년 이후 임금 상승률이 높아 지금은 중간소득이 미국을 추월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일부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하위층은 더 어렵다. NYT는 미국내 소득분포 하위 20% 계층 가구의 소득이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에 비해 훨씬 적다면서 35년 전에는 반대였다고 지적했다.
로렌스 카츠 하버드대 경제학교수는 “미국의 중산층이 타국 중산층보다 부유하다는 생각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1960년대는 물론 1990년대까지도 미국의 중산층 소득이 어느 나라보다 많았지만 이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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