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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버티는 김종준 행장 겨냥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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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버티는 김종준 행장 겨냥 사퇴 압박

입력
2014.04.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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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싸고 금융감독원과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제재 내용을 조기에 공개하는 등 김 행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고, 김 행장은 “임기까지 완주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징계의 법적 효력을 무시하고 김 행장을 내쫓으려는 금감원이나, 조직에 누를 끼치면서까지 자리를 지키려는 김 행장이나 도를 벗어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www.fss.or.kr)를 통해 김 행장 등에 대한 징계 내용을 이례적으로 조기 공개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김 행장에게 중징계(문책 경고)를 내린 지 불과 5일 만이다. 통상 기관 제재에 대한 금융위원회 의결 후 임원 제재 내용과 함께 공시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렇게 개인 제재 내용을 먼저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금융권 한 인사는 “망신을 줘서라도 김 행장을 퇴출시키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런 행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진다. 금감원이 김 행장에게 내린 문책 경고는 연임은 불가능하지만 임기까지는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데,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김 행장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 김 행장을 당장 쫓아내려면 직무정지나 해임권고 같은 더 높은 수준의 중징계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안하무인 식으로 칼을 휘두르는 것은 관치금융이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금감원 고위 인사가 “문제가 있는 최고경영자는 은행을 통제할 자격이 없다”,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 과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도 비판이 쏟아진다. 심지어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지금까지 ‘임기는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해 온 것이 허언이 돼버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김 행장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행장이 당국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임기를 고집하면서 하나금융 전체에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 공백 등 조직을 위한 선택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조직만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 행장과 함께 징계를 받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도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금감원이 그렇게 한가한 조직이냐”고 금감원을 자극하며 갈등의 불씨를 더 키웠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칼을 쥐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라는 점에서 결국 버티지 못하는 쪽은 하나은행이 되지 않겠느냐”며 “결론이 어찌 나든 보기 흉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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