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탄생 150주년을 맞은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는 헤롯 왕과 그가 광적으로 사랑하는 의붓딸 살로메, 그리고 살로메가 마음에 품은 예언자 세례 요한의 이야기를 그린다. 음악적 기교는 뛰어나지만 살로메가 헤롯 왕 앞에서 몸에 걸친 일곱 개의 베일을 차례로 벗으며 춤추는 모습 등 선정성 시비를 부른 장면이 많아 국내에서는 무대에 자주 오르지 못했다.
민간 오페라단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오페라의 성장과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올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www.koreaoperafestival.com)은 한국오페라단이 제작한 ‘살로메’로 연다. 5회째인 이번 페스티벌은 국립오페라단과 4개 민간 오페라단이 참여한 가운데 5월 2일부터 6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 등 4개국의 색깔 있는 오페라가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꾸민다.
팜 파탈의 전형을 보여 주는 독일 오페라 ‘살로메’(5월 2~4일)는 모든 것이 파괴된 2114년의 미래로 배경을 옮겨 살로메와 세례 요한의 절대적인 사랑을 재해석한다. 호남오페라단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창작 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던 창작 오페라 ‘루갈다’(5월 9~11일)를 무대에 올린다. 한국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순교자 부부의 사랑과 죽음을 그린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나비부인’(5월 16~18일)을 선보이며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은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극장과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5월 23~25일)를 공연한다. 이 극장의 상임 지휘자, 전속 가수 등을 중심으로 꾸린 프러덕션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전통혼례와 결혼풍속을 소재로 2006년 초연한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5월 31일~6월 1일)을 드라마와 음악을 보강해 무대에 올린다.
페스티벌조직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야외 무료 공연을 마련한다. 5월 17일에는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바리톤 김동규가 오페라 아리아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24일에는 소프라노 오은경, 테너 한윤석,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바리톤 김동섭이 출연해 ‘카르멘’ ‘라 트라비아타’ 등 대중에게 친숙한 오페라의 아리아를 부른다. (02)580-1300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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