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경기 과천 데이터센터에서 20일 발생한 화재로 이틀째 삼성 금융 계열사의 일부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 삼성카드의 경우 현금서비스 이용과 체크카드 결제까지 일부 중단되면서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금융감독원은 각 사에 조사인력을 파견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21일 전날 발생한 화재로 이틀째 홈페이지 접속과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망을 이용한 카드 결제가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현금서비스도 이날 오전 12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이용이 제한됐고 체크카드 역시 18개 제휴 금융사 카드의 사용이 중단됐다. 하나 둘 복구가 이뤄지면서 오후 6시 현재 현금서비스는 모두 재개됐고, 체크카드는 기업ㆍ광주은행 등 4곳만 사용이 제한됐다. 카드를 결제하면 문자로 알려주는 문자알림서비스가 이틀째 중단되면서 허위 청구나 과다 청구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는 복구에 안간힘을 쓰며 서비스 이용 제한으로 인해 고객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정신적 피해를 제외하고 허위청구나 과다청구 등 서비스 제한에 따른 금전적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이틀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등 온라인 상에서의 보험금 청구 및 지급 관련 업무가 중단됐다. 멤버십카드 신청 및 조회, 대출이자 수납서비스 등의 서비스도 제한됐다.
금융 계열 외에 다른 관계사들의 서비스도 일부 제한됐다.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센터의 서버가 다운되면서 정비고객 접수 및 이력조회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삼성SDS에서 운영하는 기업용 인터넷전화 서비스 ‘와이즈070’의 일부 회선은 사용이 중단됐다.
온라인 서비스 복구가 지연되자 업계에서는 전산을 보조하는 백업 시스템 가동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백업 센터는 평소 메인센터 점검 시에 가동돼 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기업과 달리 금융회사들은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연속성 차원에서 백업 센터를 메인 센터 수준으로 운영한다”며 “메인 센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백업 센터에서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서비스가 지연된다는 것은 백업 센터에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카드업계에서는 보통 결제 승인 시스템 복구는 1시간 이내, 온라인과 홈페이지 복구는 최대 3시간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과천센터를 메인으로 하고 경기 수원과 경북 구미에 별도의 백업 센터가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온라인 백업 시스템을 내년 2월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사고가 발생해 시간이 지연됐다”며 “데이터 이전이 끝나는 대로 서비스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재 원인에 대해 삼성SDS측은 이날 “전날 무정전 전원장치(UPS) 증설을 위해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던 중 발전기 외부에서 불이 난 것 같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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