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1일 침몰된 세월호 구조현장에 미국제 ‘원격 조정 무인잠수정(ROV, remotely operated vehicle)’을 투입했으나 거센 조류로 인해 별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구조팀은 이날 새벽0시2분부터 수 차례에 걸쳐 ROV 2대를 사고 해역에 투입시켜 오후 한때 선체 진입에도 성공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다. 구조팀 관계자는 “장비를 수상에서 원격 조정을 통해 선체 3, 4층 쪽으로 접근시킨 끝에 선체 진입에는 성공했다”면서 “다수의 부유물로 인해 촬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팀은 앞서 오전에는 ROV 스스로 선체 진입에 실패하자 선체 부근에 접근한 잠수사가 직접 장비를 선체에 넣는 방법까지 시도했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팀 소속 해군 관계자는 “이 장비는 조류가 세고 유속이 빠른 이번 사고 현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ROV가 견딜 수 있는 유속은 최대 2노트 정도이지만 사고 해역의 유속은 6노트 정도로 빨라 장비가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조팀은 당초 미국에서 들여온 ROV 2대와 기술진 2명을 투입한다며 구조활동의 성과를 기대했다. ROV는 케이블로 연결된 수상의 관측함에서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수중 무인탐사 장비로 영상은 물론 음향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으며 1980년대부터 실용화된 뒤 심해 난파선 탐사 및 기뢰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날 투입된 장비가 미국에서 생산된 ‘비디오 레이(video ray)’라는 기종은 맞지만 국내의 한 민간업체에서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 관계자는 “이 장비는 해군뿐 아니라 민간 업자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제조업체가 미국인데 미국에서 지원한 것처럼 와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조팀이 구조활동을 과장하기 위해 ROV를 미국에서 들여온 첨단장비로 소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경은 앞서 세계 3대 구난기업의 하나인 네덜란드 SMT사로부터 3명의 전문가를 파견받을 계획이라고도 밝혔지만 이날 현지에는 1명의 전문가만 도착했다.
진도=박경우기자gwpark@hk.co.kr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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