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나 서울대 안에서 상습 절도 행각을 벌이던 일명 ‘서울대 망치’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심야시간 서울대 건물에 들어가 물건을 훔친 이모(42ㆍ무직)씨를 강도상해,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월 12일 오전 2시쯤 서울대 음대 행정실 유리창을 망치로 깨고 침입했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던 음대생 A(22)씨에게 발각되자 이씨는 손에 들고 있던 망치로 A씨의 머리를 때리고 도망쳤다. A씨는 십여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 3개월을 추적한 끝에 16일 오전 서울대 교정 벤치에 앉아 있던 이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같은 방법으로 2013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21회에 걸쳐 서울대 연구실, 사무실, 주차된 차량 등을 망치로 깨고 현금 211만원과 식권 95장(30여만원 상당)을 훔쳤다. 이씨는 이미 2000년 서울대에서 네 차례 절도 혐의로 실형을 받았고 이 때문에 1년 6개월간 징역형을 마치고 난 후에도 다시 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서울대가 심야시간 경비가 허술한 틈을 노려 범행을 계획했고, 훔친 식권으로 교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교내 지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이 정도는 아무런 피해도 아니지 않느냐”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18일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서울대와 서울대 학생들에게 막연한 적개심을 갖고 동일한 범죄를 계속 저지른 전력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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