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20여분 만에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기울어
지난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는 이미 구조요청을 했을 때부터 크게 기울어 대피가 다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긴박한 시간에 승무원들은 해경의 대피 지시에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런 사실은 범정부사고수습대책본부가 20일 공개한 세월호와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진도 해양교통관제센터(VTS)간 침몰 직전 교신(9시7~38분ㆍ본보 18일자 1면) 내용을 통해 확인됐다.
세월호는 16일 진도VTS와 교신을 시작한 지 4분만인 오전 9시10분 이미 “너무 기울어져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9시10분)고 밝혔다. 이어 “배가 많이 기울어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세차례 교신했고 오전 9시17분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졌다”고 밝혔다. 해경이 구명동의 착용과 탈출을 지시했지만 “입었는지 확인도 불가능한 상태”(오전 9시17분) “좌현으로 탈출할 수 있는 사람만 탈출시도하고 있다는…”(오전 9시37분)이라고 답했다. 선내엔 오전 9시쯤부터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라”는 방송만 내보냈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씨 등 승무원들이 교신 직후 탈출을 지시했다면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사고 이후 대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최대 주주와 대표 등 40명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이 회사 경영과 직원 관리 등의 위법 사항을 집중 조사하기 위해 인천지검에 별도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진도=안경호기자 khan@hk.co.kr 박경우기자 park@hk.co.kr
목포=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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