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화가’ 김창열(85) 화백의 이름을 딴 ‘김창열 제주도립미술관(가칭)’이 19일 제주도에서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이날 오후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서 열린 미술관 기공식에는 김 화백과 그의 가족을 비롯해 원로 화가 박서보, 이왈종, 윤명로, 조각가 신문섭, 박석원, 한용진 등이 참석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과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 박여숙 박여숙화랑 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창열 미술관 건립은 지난해 4월 김 화백이 자신의 작품 200여 점을 제주도에 기증할 뜻을 밝히면서 추진됐다. 총 사업비 92억원을 들여 짓는 이 미술관은 지상 1층, 건물 전체 면적 1,600㎡ 규모로 2016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안남도 맹산 출신인 김 화백은 한국전쟁 당시 제주에 1년 6개월 정도 머물렀던 적이 있으며 평소 제주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고 밝혀왔다.
그가 기증한 작품은 1957년부터 2013년까지 시대별 대표작 200여 점과 60여 년간의 활동 자료, 서적, 팸플릿, 화구, 활동사진 등이다. 작품 추정 가격만 150억∼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김 화백은 이날 행사에서 “이 미술관이 제주도 문화 예술 진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축사에서 “김 화백의 작품은 만지면 물이 묻어날 것 같은 물방울의 영롱함 속에 회한과 고통, 희열을 투시할 수 있어 많은 이가 공감하는 것 같다”며 “미술관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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