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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별 골라보는... 영화의 상찬이 차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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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별 골라보는... 영화의 상찬이 차려진다

입력
2014.04.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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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내달 1일 막을 올린다. 한지승 김태용 류승완 감독이 참여한 3D옴니버스 영화 ‘신촌 좀비 만화’가 개막을 알린다. 44개국 181편이 10일까지 스크린에 투영된다. 세계 첫 상영되는 영화만 40편(장편 28편, 단편 12편)이다. 주로 예술적 성향이 짙은 작품들이 전주의 스크린을 채운다.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전주를 찾으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지루하다며 애먼 다리만 꼬집을 시간에 맛 집을 하나 더 탐방하는 게 낫다. 관객의 눈높이를 맞춰 볼만한 수작들을 소개한다.

초심자들은 심야상영 위주로

전주를 처음 찾거나 스릴러, 공포영화 등 상업적 영화의 애호가라면 ‘심야 영화’를 노릴 만하다. 매일 밤 12시쯤 장르영화들을 상영하는 ‘미드나잇 인 시네마’ 섹션의 작품들을 찾아보길 권한다. 살벌한 감옥 안의 계급 체제에 도전하는 한 소년의 분투기를 그린 ‘스타드 업’과, 외부 침입자에 의해 평화롭던 한 중산층 가정이 파괴되는 과정을 담은 ‘인 데어 스킨’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분신과 맞서 싸우는 한 남자의 고난을 묘사한 ‘더블’, 루마니아의 마피아 여인과 사랑에 빠진 미국인 관광객의 모험을 그려낸 ‘찰리 컨트리맨’, 살인 경쟁을 펼치는 두 살인마의 엽기적인 대결이 펼쳐지는 ‘살인마들’도 시선을 끈다.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무난하게 즐기고 싶은 ‘보통 관객’이라면 개막작 ‘신촌 좀비 만화’를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선 홀대 받아온 소재 좀비를 매개로 국내 중견 감독들의 개성이 뭉쳤다. 좀 더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관객들에겐 전주영화제의 전통인 ‘디지털 삼인삼색’이 적당하다. 유명 감독들의 단편 세 편이 한 묶음이 됐던 예년과 달리 장편 세 편이 따로 같이 선보인다. 헝가리 감독 기요르기 폴피(‘자유 낙하’), 신연식(‘조류 인간’), 박정범(‘살다’) 감독이 참가했다.

영화 좀 본다면 대가 신작을

영화 마니아, 특히 작가영화를 즐겨보는 관객이라면 두 손 들어 환영할 신작들이 적지 않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표를 구하기 힘든 작품 중 하나가 될 ‘그레이트 뷰티’가 대표적이다. 화려한 색감과 유려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로마의 겉과 속을 탐색하는 영화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탈리아 영화의 신예 대가 파울로 소렌티노의 신작이다.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프레드릭 와이즈먼의 ‘버클리에서’도 영화 좀 본다는 관객이 눈도장을 많이 찍어둔 작품이다. 미국 버클리대학의 자치 형태를 깊이 들여다본다. 프랑스 영화계의 이단아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어뷰즈 오브 위크니스’와 폴란드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타오르는 불씨’는 유럽 대표 여성 감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막 출감한 사내를 캐스팅한 감독의 사연과 프라하의 봄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 스크린에 전개한다.

거장들의 짧지만 강렬한 단편들도 전주의 상차림을 맛깔지게 한다. 기괴한 미학의 대가 데이비드 린치(‘이뎀 파리’)와 최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국내 인지도를 높인 웨스 앤더슨(‘까스텔로 까발캉티’), 포르투갈 현대영화의 간판 미겔 고메스(‘리뎀션’)의 최신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학도가 즐길 영화도 즐비

영화학도 수준의 마니아에겐 대가의 원형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제격이다. 칸국제영화제의 단골 손님이자 황금종려상(대상)을 두 차례 수상한 감독인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의 초기 다큐멘터리들은 형제 거장의 기원을 알린다. 벨기에 노동자들의 삶에 밀착해 찍어낸 ‘레옹M의 보트가 처음으로 뫼즈강을 내려갈 때’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벽은 무너져야 했다’ 등 4편의 영화와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초기 연출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도 소개된다. 복지부 관료와 전직 호스티스의 죽음을 다룬 ‘그러나…복지를 버리는 시대로’ 등 4편이 고레에다 마니아들과의 만남을 기다린다. ‘애니멀 러브’ 등 독일 감독 울리히 자이델의 다큐멘터리 3편도 거장의 초기 이력을 들춰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영화의 부활을 알린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주자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영화들도 모듬 상영된다. ‘독일 영년’과 ‘스트롬볼리’ 등 영화 교과서에 곧잘 등장하는 고전 4편을 만날 수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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