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삼정중학교 이돈집 교사에게 옛 제자가 찾아왔다. “후배들은 요즘 어떠냐?”는 제자의 물음에 이 교사는 “요즘 애들은 학원에 치어서인지 학교생활에 의욕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제자는 그에게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창단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추천했다. 북을 두드리는 것이 대단히 큰 일은 아니지만 성취감과 자신감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권유였다.
음악치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교사는 클럽 창단에 들어갔다. 하지만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간식까지 사주기면서 설득했다. 삼정중학교의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이렇게 시작했다.
1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더디지만 의미 있게 변화했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마다 엎드려 있던 아이가 1년이 지나자 아주 살짝 고개를 드는 게 저에게는 아주 큰 변화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서툴고 느리지만 이 작은 변화는 학교를 ‘늪’이라 여겼던, 그래서 항상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던 아이들이 학교가 즐겁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타악기인 북을 두드리는 활동을 통해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분비됨으로써 청소년의 정서 순화와 인성 변화 등을 유도하기 위해 2007년 만들어진 사회공헌 사업. 지난 2011년부터 드럼클럽과 인연을 맺은 삼성생명은 그해 전국 42개 중학교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58개, 2013년 30개, 올해 30개 등 총 160개 학교에 드럼클럽 창단을 지원했다. 창단 학교에는 500만원 상당의 모둠북과 동영상 교본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을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드럼 페스티벌을 개최해 수상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10일 전국 드럼클럽 합동 창단식을 개최하면서 “학생들이 북을 두드리며 느낀 열정과 에너지가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모듬북 구입에 필요한 자금은 삼성생명 임직원들이 매월 기부해서 운영 중인 ‘임직원 하트펀드’로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태국의 학교에서 드럼클럽 창단을 지원한다는 방침.
드럼클럽 지원 이외에도 삼성생명의 사회공헌 활동은 ‘사람, 사랑’이라는 기치아래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저출산과 육아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봉사활동이 눈에 띈다. 삼성생명이 2011년부터 서울시, 가천대를 후원해, 출산 및 양육의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 중인‘세살마을’과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이 대표적이다.
세살마을 사업은 만 3살까지의 유아의 뇌가 20세 성인의 83% 수준까지 발달하고 인성 및 창의성의 기반이 형성되는 시기라는 점에 착안, 태아 때부터 3살까지의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임산부 태교교육을 담당하는 부모교육 ▦신생아 가정에 육아 전문가가 방문교육하는 가정보듬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집학교육인 놀이보듬이 등의 사업으로 구성했다. 삼성생명은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을 통해서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전국 60개 공동육아나눔터에 안전한 놀이시설을 설치해주고 장난감 등 교육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생명은 태국과 베트남에서 현지 교육부와 함께 교육환경이 열악한 초등ㆍ중학교에 컴퓨터 빔프로젝터 책상 의자 등 교육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해 전동휠체어를 지원하고 있다. 또 2007년부터 국내 다문화 아동의 외갓집 방문을 지원해 현재까지 216가정 783명이 베트남, 몽골, 태국, 필리핀 등의 고향을 방문했다.
삼성생명의 사회공헌 활동은 6,000여 임직원 모두가 나눔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개 넘는 봉사팀에 소속돼 매년 전국적으로 ▦헌혈 캠페인 ▦농어촌 자매결연활동 ▦창립기념대축제 ▦연말 이웃사랑 캠페인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봉사활동이 더욱 뜻 깊은 이유는 사회공헌 사업 재원이 임직원과 컨설턴트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마련된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생명 임직원은 매월, 컨설턴트는 신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일정액을 기부한다. 그리고 회사는 이렇게 모인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을 마련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에게 다시 전해주는 형태로 회사와 임직원, 컨설턴트가 모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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