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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 손주 눈도 못 감았네"... 통곡의 바다된 안산 장례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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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 손주 눈도 못 감았네"... 통곡의 바다된 안산 장례식들

입력
2014.04.1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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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 같이 키웠는데 (빠져) 나오려고 얼마나 고생했을 거야. 눈도 못 감았잖아.”

18일 오전 10시10분 경기 안산시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단원고 2학년 6반 황모군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들어서자 황군의 할머니는 바닥을 치며 오열했다.

단원고 학생 6명의 빈소가 마련된 고대 안산병원을 비롯해 안산 시내 여러 곳의 장례식장에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이 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시신이 늘어가고 있다.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진도로 달려갔다가 시신을 싣고 돌아온 부모들과 불과 며칠 전 웃으면서 여행을 보냈던 사랑하는 손주를 주검으로 만난 조부모, 친인척들의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임모군의 할머니는 빈소를 찾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껴안고 “내 강아지, 선장이 잘못해 데려갔어”라고 통곡했다.

정부의 대책에 불만을 품은 유족들은 조 장관을 빈소 입구에서 가로막기도 했다. 장모 군의 유족은 조 장관에게 “뭐했어요? 여기 오면 돌, 물 맞는 일밖에 없어요. 그냥 가세요. 우리 아이 조용히 보내고 싶어요”라며 정부 대처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안산 사랑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양의 빈소에는 이날 오후 명찰에 ‘근조’ 리본을 단 교복 차림의 단원고 1, 3학년 학생들이 줄지어 조문을 왔다. 3학년 선배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이가 웃으면서 수학여행 떠나던 모습이 선한데 영정을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모군의 유족은 안산 한사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입구에 이군이 생전에 가족과 찍은 사진 4장을 갖다 놓고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를 찾은 학교 선후배들은 ‘많이 무서웠지. 이제 편히 쉬렴. 동생 씩씩하니까 걱정하지 말고’라며 영면을 기원하는 글을 별 모양의 메모지에 남겨 놓기도 했다.

단원고 교사 남윤철(35), 최혜정(24ㆍ여)씨와 학생 안모군 등 3명의 시신이 안치된 안산 제일장례식장도 비통함에 젖어 있었다. 남 교사의 아버지 남수현씨는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아들이 자랑스러워 하며 애써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흐르는 눈가의 눈물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안산=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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