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음의 특성을 자세히 보자. 서부 지역은 태평양 연안 어딜 가나 발음의 차이가 크지 않다. 반면 동부에서는 대서양을 끼고 Florida 주부터 맨 위쪽의 Maine 주에 이르기까지 발음 특성이 위도에 따라 다르다. 동부는 유럽의 다양한 이민 세대가 정착할 때 민족ㆍ지역별 발음 차이를 보인 반면 서부로 금맥을 캐러 모인 사람들은 이미 미국 영어에 동화돼 있어서 발음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 동부해안은 한반도의 몇 배나 될 만큼 길어서 날씨만큼 문화적 차이도 크다. 남동부 하단의 Florida 주는 북부 사람들과 남미 인구의 유입으로 남부 특유의 발음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북쪽이나 여타 도시에서 온 부유층이 이곳에 이사를 온 뒤에도 고향의 발음을 유지함에 따라 서부 발음과 중서부 발음이 혼용되면서 표준어가 정착하고 있다. Miami 등 남쪽으로 갈수록 중립 발음이 더 많은데, 토박이는 ‘플로-리더’처럼 발음하는 반면 다른 지역 출신은 ‘플라-더’처럼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Florida에서 많이 생산되는 orange의 발음을 놓고도 현지인은 단음절처럼 ‘오-온쥐’처럼 발성하는 반면 외지인은 ‘아-륀쥐’처럼 발음한다. Florida의 남단에 Miami가 있는데 남미 인구의 유입으로 Spanish 억양의 영어가 있고 약간 빠른 말투여서 Cuban English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국 발음 중에서 가장 애매하고 다양성이 혼재하는 곳은 Mason-Dixie Line일 것이다. 이 가상 Line은 1763년 영국의 두 천문학자 Mason과 Dixie가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이 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38선처럼 가상선을 긋고 여론을 조사하면서 생겨났다. 이곳은 네 개의 주 Pennsylvania, Maryland, Delaware 그리고 West Virginia가 경계선을 공유한다. 이 가상선은 결국 지역의 문화적 분할선이 되었다. Potomac 강 이남 지역에서는 mine의 발음도 ‘마인’이 아니라 ‘마-ㄴ’처럼 모음 발성을 길게 늘어뜨리며 발음한다. Mississippi 강 쪽으로 갈수록 발음이 더 늘어지고 느슨해진다. 이런 발음은 인접한 5개 주 George, Alabama, Mississippi, Tennessee, Kentucky에서 각기 작은 차이를 보이지만 소위 Deep South의 남부 특유 발음은 아니며 표준 발음화되고 있는 Florida 주와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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