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2.54㎝) 이내로 바짝 밀착한 채 잠자리에 드는 부부가 30인치(76.2㎝) 이상 떨어져 자는 부부 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6일 “밤에 잠잘 때 남녀간 거리가 1인치 미만으로 짧은 커플은 30인치이상 떨어진 커플 보다 둘 사이의 관계에 만족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전했다. 30인치는 부부 사이에 보통 체격인 성인 남성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정도의 폭이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중심지 에딘버러에서 열리고 있는 ‘에딘버러국제과학축제’의 일환으로 실시된 설문조사(1,000명 대상) 결과, 1인치 이내로 바짝 붙어 잠을 자는 부부는 12%였고, 30인치 이상 상대적으로 멀찍이 떨어져 잠을 자는 부부는 2%였다. 잠자리 간격이 1인치 이내인 커플은 10쌍 중 9쌍꼴(86%)로 행복했지만, 30인치 이상 떨어져 잠을 자는 커플은 66%만 행복해 해 2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잠자리에서의 신체적 접촉(스킨십)도 행복과 관련 있었다. 연구를 이끈 심리학자 리차드 와이즈먼 영국 하트퍼드셔대학 교수는 “잠잘 때 스킨십을 하는 커플의 94%는 그들의 관계에 행복해 한 반면 신체적 접촉이 없는 커플은 68%만이 행복해 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말했다.
부부의 잠자리 자세를 조사한 결과도 흥미로웠다. 가장 선호한 자세는 서로 등지고 자는 자세가 42%로 가장 높았고, 같은 방향을 보고 자는 자세(31%)가 뒤를 이었으며 서로 마주 보는 자세는 4%에 불과했다. 수면과 꿈을 연구한 책 을 쓰기도 한 와이즈먼 교수는 “배우자의 코골이 같은 다른 요인이 수면 시 커플간 거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서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상대방의 숨소리를 참지 못하기 때문에 등을 지고 자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활발하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배우자와 가깝게 지내는 경향을 보였고,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왼손 방향으로 모로 누워 잘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이번 조사는 커플의 잠자는 자세와 만족감을 연구한 것은 처음”이라며 “핵심(key issue)은 당신이 배우자와 바짝 붙어서 자 오다가 현재 좀 떨어져서 잔다면 평소 깨어있을 때 사이가 멀어졌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부부의 수면 습관 변화가 부부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뜻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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