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로 290명이 실종된 가운데 승객들이 제때 탈출하지 못한 이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승객과 선원 등 전체 승선원 459명 중 실종자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290명이다. 전체의 64%가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심야시간대나 새벽시간대라면 승객 대부분이 잠들어 선박에 갇힌 채 미처 대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침수 신고가 해양경찰에 최초 접수된 시각은 오전 8시 58분.
승객들이 침수 사실을 인지해 여객선 내 구명조끼를 찾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면 해양경찰에 구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탈출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긴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접수 30분 뒤인 오전 9시 30분 세월호는 이미 60도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이 정도 기울기라면 갑판에 나와 있던 승객이나 선실 안에 있던 승객이나 모두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울 정도라고 해경은 전했다. 승객들이 어디에 있었든 내부 구조가 복잡한 선박 특성상 배가 이미 기울어진 상태라면 대피로를 따라 대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여객선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선박의 폭이 22m에 이르는 배가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라면 배의 왼쪽 창측을 딛고 대피로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지속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침수 사실을 알고도 대피로를 찾지 못해 헤매다 선박에 갇혔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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