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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물살 거세고 바닷속 시계 거의 '0'… 수색·구조 작업에 애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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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물살 거세고 바닷속 시계 거의 '0'… 수색·구조 작업에 애먹어

입력
2014.04.1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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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구조대원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파고는 높지 않았지만 바다는 물살이 거세고 흙탕물을 토해내 수중 수색을 가로 막았다. 물에 잠긴 세월호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함은 너무 늦게 도착했다. 가족들은 절망했다.

해경 112구조대는 16일 오전 8시58분 세월호의 조난 신고가 접수된 직후인 오전 9시1분 헬기를 발진시켜 하루 종일 필사적인 수색과 구조 노력을 펼쳤다. 오전 9시30분 해경 헬기 1대와 함정 1척이 사고현장에 도착해 처음으로 6명을 구조하고, 9시52분부터 속속 도착한 피쉬헌터호, 명인스타호 등 어선들의 도움으로 오전 11시15분까지 161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오전 10시35분께 세월호가 선수만 남겨놓고 완전히 침몰하면서 수중 수색이 절실했지만 사고 선박이 심하게 흔들리고 수중 시계(視界)가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사고 해역의 기상은 시속 3.7~7.4㎞의 북서풍과 시계 20㎞, 파고 0.5m에 수온은 11도 정도로 대체로 양호했다. 그러나 바닷속 상황은 전혀 달랐다. 사고 당시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여서 침몰 해역의 조류가 시속 8㎞ 정도로 빠른 데다 물속 시계는 0에 가까웠다. 거센 조류로 세월호는 최초 사고 해역에서 6㎞나 떠내려가 수심 50여m 갯벌 바닥에 처박혔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 바닥의 갯벌이 빠른 유속으로 흙탕물을 일으키는 바람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며 "겉보기엔 바다가 평온해 보이지만 수중 물살이 너무 거세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경은 밀물과 썰물이 바뀌면서 물살이 잔잔해지는 정조(停潮) 시간에 맞춰 수색작업을 했다. 해경은 동행한 사고선박의 선장으로부터 선박 침수 상황과 선체 구조 등 정보를 파악한 뒤 오후 5시쯤부터 생존자와 실종자 탐색작업을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경 122구조대는 사고 직후 두 차례 수중 탐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해군에 선체 진입작전을 요청했다. 해군은 해난구조대(SSU) 요원 23명과 해군특수전단요원(UDT/SEAL) 22명을 투입해 오후 5시 수중 수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바다의 119'로 불리는 SSU대원들의 선체 수색 작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해상에서 선체까지 잡고 갈 줄인 '인도색'을 먼저 설치해야 했지만 물살이 거세 이부터 여의치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선박 침몰 해역이 조류가 불안정해 심해 탐색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겠지만 실종자들을 애타게 찾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물 위로 끌어올릴 구조함이 늦게 도착한 것도 탐색이 늦어진 이유다. 해군은 세월호 침몰 직후 독도함(1만4,000톤)과 청해진함(4,300톤), 평택함(2,600톤) 등 구조ㆍ수송함 3척을 현장에 급파했지만 전투함이 아니라 속도가 늦어 17일 새벽 1~2시쯤에야 도착했다. 청해진함과 평택함은 잠수요원과 연결하는 중앙산소공급장치를 갖추고 있다. 군은 본격적인 구조가 17일 오전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 위에서도 대규모 수색 작업이 벌어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해경과 해군 함정 등 87척이 사고 해역 주변을 샅샅이 뒤졌고, 하늘에는 링스헬기 등 항공기 18대가 동원됐다. 민간 구조요원 수십 명도 구조작업에 힘을 보탰다.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다 사고를 맞은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은 구조작업이 길어지는 사이 진도로 내려와 "제발 우리 아이를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진도=안경호기자 khan@hk.co.kr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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