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나 인터넷서비스를 공급하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서비스센터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가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기로 했다. 주당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다, 원청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하청업체 직원을 사실상 근로 지휘감독해 불법 파견이라는 주장이다.
15일 은수미의원실이 공개한 ‘희망연대노조 노동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며 주 40시간 이상 초과근무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이 아닌 ‘사업수당’이나 ‘단기수당’ 항목으로 근로기준법(통상임금의 50% 가산)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했다. 최진수 노무사는 “수도권 지역 28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일부 서비스센터는 기본급과 퇴직금은 월급명세서상 ‘정규직 급여’로, 연장근로수당은 ‘사업소득’으로 나눠 지급했다. 이대로라면 해당 서비스기사들은 근로자와 자영업자 개념이 섞인 ‘근로자영자’인 셈이다. 하청이 다단계로 늘어나며 센터에 따라 고용형태는 직접고용, 특수고용직, 근로자영자 같은 변종형태까지 제각각이었다.
LG유플러스 일부 센터는 신입사원들에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4대 보험 미가입과 사업소득세 공제를 희망’한다는 확약서를 강제로 받아 물의를 빚었다.
또 서비스기사들의 품질관리ㆍ검수실적, 고객 만족도 평가가 미흡하면 최대 50만원까지 임금을 차감하는 패널티 제도를 운영했다. 김진억 희망연대 국장은 “기사들은 패널티 때문에 본사의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주말에도 특근을 하거나 프로모션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원청의 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실태조사 후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SK브로드밴드는 “외주업체의 노사문제라 회사가 입장을 낼 사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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