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장 선거는 고위공무원 출신들의 각축장이다. 대구 행정부시장 출신으로 재선을 노리는 권영세 예비후보에게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안전행정부 2차관을 지낸 이삼걸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안동의 판세를 보면 권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안팎의 앞선 지지율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현직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기대 이하"라는 이 후보 측의 뒤집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표심을 향한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특히 씨족문화가 강한 지역 특성상 안동의 양대 문중 중 하나인 권 후보와 상대적으로 약체인 이 후보 간 '성(姓) 대결'도 변수로 꼽힌다. 안동은 역대 선거에서 권, 김씨 등이 저력을 보이는 구도가 반복되면서 양대 문중의 독과점에 대한 다른 문중의 박탈감이 어느 정도 결집력으로 나타날 지가 주목되고 있다.
또 이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과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문제 삼아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데다 이 후보와 김광림 국회의원 간의 대립도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이 후보는 안동의 폐단으로 정치적 개방성과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 풍토, 행정의 정치예속화와 종속화 등을 공개적으로 지적, 사실상 김 의원을 정면 겨냥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이 후보 측은 무소속 시ㆍ도의원 후보들을 결집하는 등 최근 선거구획정 파동 등에서 지적됐던 지역 주류 정치권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김 의원 측은 권 후보의 공천을 확정, 총력지원을 펼칠 태세다.
두 후보는 각각 안정과 변화, 소통과 추진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을 확정한 권 후보가 부드럽게 소통하는 리더십, 안정적인 행정력을 내세우는 반면 무소속 이 후보는 강한 추진력의 리더십과 변화를 지향하는 역동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권 후보는 재임시절 추진력과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일각의 평가를 의식한 듯 재출마를 선언하면서 "카리스마라는 이름 아래 큰소리치며 독단적으로 일하기보다 모든 공무원과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며 "조용하지만 침착하게, 뒤늦게 울림이 있고 깊이가 있는 시정구현을 위해 애써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후보는 "신도청 시대를 맞은 안동은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북도 행정부지사, 안행부 차관 출신의 인적 네트워크와 강한 추진력으로 신도청의 안착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지역발전의 중심이 돼야 하는 단체장이 주위 영향에 휘둘리고 핵심시책에 대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권 후보를 평가절하했고, 권 후보는 "온화한 리더십으로 웅도경북의 미래를 밝히고 안동을 세계적 역사문화도시로 만들어 갈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안동의 한 40대 직장인은 "올해는 경북 북부권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옮겨오는 원년"이라며 "지역이 발전할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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