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빼낸 미 국가안보국(NSA)의 기밀서류를 보도한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가디언이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노든이 폭로의 정당성과 공익성을 간접 인정받게 됐다. 미 컬럼비아대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언론 14개 부문과 문학ㆍ음악 등 7개 부문의 올해 수상자를 14일 발표했다.
선정위는 스노든의 폭로가 불법 내용이란 점에서 두 언론을 수상자로 정하는데 내부 논란을 거쳐야 했다. 미 정부는 수만 쪽의 NSA 기밀문서를 몰래 빼낸 스노든이 범법자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정위는 스노든 폭로 보도가 전세계에 NSA의 무차별 도감청 문제를 일으키는 등 가장 중요한 기사라는 점을 평가했다. 다만, 이번 선정으로 1972년 뉴욕타임스의 펜타곤 페이퍼 보도 때처럼 보도의 정당성과 내부 폭로자인 스노든의 반역자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피 중인 스노든은 축하성명을 내고 "이번 수상은 정부 활동에 대중 감시가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수상 기자인 WP의 바톤 겔만은 9ㆍ11 보도와 딕 체니 전 부통령 보도 수상에 이어 세 번째 퓰리처상을 받게 됐으며, 글린 그린월드는 보도 당시 가디언 소속이었으나 현재는 좌파 행동가로 활약 중이다.
기자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의 속보 부문은 지난해 4월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을 신속 보도한 보스턴글로브에, 사진은 케냐의 쇼핑몰 테러사건과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촬영한 뉴욕타임스에 돌아갔다. 탐사보도는 공공청렴센터(CPI)의 광산 노동자 진폐증을 둘러싼 비리 보도가, 기획보도는 WP의 저소득층 무상 식품구입권 보도가 차지했다. 또 소설은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희곡은 애니 베이커의 '더 플릭', 역사는 앨런 테일러의 '내부의 적', 전기는 매간 마샬의 '마거릿 풀러'가 선정됐다. 수상자들에겐 1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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