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또다시 공회전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 회기가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쟁점법안을 두고 공방을 거듭하면서 대부분 상임위가 개점휴업 상태다. 이로써 4월 임시국회도 빈손 국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15일 법안소위를 열었지만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문제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기초연금법 제정안은 논의도 하지 못했다. 이로써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기초연금법을 처리하겠다던 여당의 계획은 무산됐으며 여야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4월 국회처리도 불투명한 상태다.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근로시간 단축 및 통상임금 논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야는 17일 환노위 소위를 개최해 쟁점 현안에 대한 비공식 협상을 가질 계획이지만 근로시간 주52시간 단축의 시행시기 등에서 이견이 커 타결 가능성은 미지수다.
일부 상임위는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일반 법안까지 발목이 잡힌 상태다. 정무위원회의 경우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금융소비자법이나 산업은행법 등 민생ㆍ경제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 개정 문제로 다른 민생 법안이 줄줄이 묶여 있다. 민영 방송사에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를 설치토록하는 개정안에 대한 이견으로 4월 국회에서는 임시회 의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휴대폰 보조금 문제가 걸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국회가 사실상 식물 상태로 전락하자 정부는 여야 지도부를 찾아 민생법안 처리를 신신 당부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이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면담하고 경제 관련 법안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상황을 잘 파악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야는 '네 탓' 공방만 되풀이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인질정치로 민생법안들이 고사위기에 처했다"며 "미방위 계류중인 127개 법안 중 야당 스스로 발의한 51개 만이라도 통과시키자고 여당이 애원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병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아무도 그 무엇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와 타협도 양보도 대안도 없는 여당의 책임회피가 국회 정체의 원인"이라고 맞받아쳤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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