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중국 베이징(北京)의 환경당국 고위관료가 자신은 집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가 시민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15일 중국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천톈(陳添) 베이징시 환경국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 상황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써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집에 공기청정기도 없다"고 말했다.
천 국장은 또 "사람들이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를 걱정하는데 PM 2.5의 70%는 인간의 활동과정에서 생성된 것"이라며 "각 개인과 각 기업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선 "모두가 힘을 합쳐 입으로 스모그를 빨아들여 없애자는 뜻이냐", "당신의 면역력이 아주 뛰어난가 보다"고 비난하는 등 격한 반응이 쇄도했다. '외출자제 경보'가 수시로 발령될 정도로 베이징의 스모그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주무부서 당국자가 할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의 저우성셴(周生賢) 환경보호부장 역시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지를 묻는 말에 "없다"고 말했다가 시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저우 부장은 그러나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는 기자들의 똑같은 질문에 웃으면서 답변하지 않았다.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스모그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은 일반 민중들과의 정서와 크게 동떨어져 있는 이들 환경당국자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한편 베이징의 대기질은 수일 전부터 다시 나빠지기 시작해 13∼15일 PM 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25㎍/㎥)의 10배 안팎 수준인 200∼300㎍/㎥을 오르내리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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