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는 주말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곧바로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는 기형적인 일정이 생겼다.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고려한 스케줄이다. 그렇게 되면 최소 7연전에서 9연전까지 소화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생긴다. 각 팀마다 5선발이 중요한 이유다.
NC-LG, 며느리도 모르는 5선발
NC와 LG는 풍요 속 빈곤이다. 5선발 후보는 많지만 누구 한 명을 ‘꼬집긴’ 애매하다.
NC는 이태양(21)과 노성호(25)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둘은 등판 후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다. 남은 후보는 베테랑 박명환(37)과 이성민(24)이다. 박명환은 2군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14.54로 부진했다. 이성민은 지난 4일 맹장 수술을 받은 후 피칭을 하지 못하고 회복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경문(56) NC 감독은 5선발 얘기가 나오면 “나도 누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한다.
LG 역시 믿을 만한 5선발이 없다. 개막전 선발로 나간 김선우(37)는 구위 저하로 난타를 당했다. 고졸 루키 임지섭(19)은 지난달 30일 첫 등판에서 예상 밖 호투로 선발승을 올렸지만 지난 11일 NC전에 나가 1.2이닝 동안 2실점했다. 볼넷을 4개나 남발할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 이외에 신정락(27), 임정우(23), 김광삼(34) 또한 5이닝을 버텨낼지 의문일 정도로 구위가 안 좋다.
넥센-KIA, 젊은 피로 뚫을까
넥센은 토종 선발진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염경엽(46) 감독은 계속 믿는다고 했지만 결국 칼을 빼 들었다.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1.57로 난조를 보였던 5선발 오재영(29)을 2군에 내려 보내고 고졸 신인 하영민(19)을 올렸다. 하영민은 지난 13일 한화전 첫 등판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합격점을 받았다. 염 감독의 ‘젊은 피’ 카드가 통했다.
KIA도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주춤한 박경태(27)를 왼손 불펜 요원으로 돌리고 한승혁(21)을 5선발로 택했다. 1군에서 선발 경험은 없지만 불펜에서 두 차례 4이닝 이상을 던졌다. KIA는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에서 김진우(31)의 부상 공백까지 길어져 한승혁의 역할이 중요하다.
반면 SK와 롯데는 5선발 고민이 없다. SK는 채병용(32)이 세 차례 등판해 2승을 거뒀고, 롯데는 김사율(34)이 지난 10일 LG전에 6이닝 무실점으로 믿음을 줬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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