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자존심 이용대(26ㆍ삼성전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국제배드민턴연맹(BWF)이 이용대에게 내린 ‘1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회장 신계륜)는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BWF 도핑청문위원단이 재심의를 열어 이용대와 김기정(24ㆍ삼성전기)에게 취한 1년 자격정지를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용대와 김기정은 대표팀 복귀는 물론 국내외 대회 참가신청이 가능해졌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약물 검사 대상에 올랐다. WADA는 한국에 세 차례나 도핑검사관을 파견해 이들에 대한 도핑 테스트를 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이 배드민턴 협회가 관련시스템(ADAMS)에 입력했던 소재지인 태릉선수촌이 아닌 다른 곳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BWF는 이를 문제 삼아, 지난 1월말 이들에게 각각 자격정지 1년을 통보했다. 협회의 어이없는 행정착오로 셔틀콕 간판스타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협회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BWF에 재심의를 요청함과 동시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항소했다. BWF는 2개월여 심의 끝에 결국 협회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행정 착오로 인한 벌금 4만달러 징계는 철회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WADA가 다시 CAS에 3주 안에 항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앤장측은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용대와 김기정은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신계륜 회장은 “같이 오려고 했는데 아직 WADA의 항고 절차가 남아 있어 조심하는 차원에서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관계자는 “한국 배드민턴이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금메달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이용대가 뛰는 남자 복식이 금메달 획득에 가장 경쟁력을 갖췄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략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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