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청장 선거는 지방의회 출신 3인방의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로 달아오르고 있다. 권기일ㆍ정해용 전 대구시의회 의원과 강대식 전 동구의회 의장이 새누리당 공천권을 놓고 막바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판세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박빙 양상이다. 최근 경선후보 확정을 위한 새누리당 여론조사에서는 3명이 모두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조사는 1차 컷오프 탈락자를 포함한 6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데다 이들 3명의 지지율 차이도 큰 의미가 없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경선은 23, 24일 이틀간 주민 1,000명을 샘플로 한 전화여론조사와 25일 당원 선거인단 2,290명을 대상으로 한 직접투표 결과를 50%씩 합산해 치러진다. 이 지역 새누리당 당원들은 "경선에 참여하는 3명 모두 저력있는 후보들이라 누가 이길지 전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경선일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어떤 선거전략을 가지고 어떤 바람을 일으키느냐가 당락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심 공략에 있어선 여러 정치적 변수가 예상된다. 우선 지역구도 측면만 봤을 땐 류성걸 국회의원 지역구인 동구갑 지역에 권기일 후보 단독,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동구을에 정해용ㆍ강대식 후보 두 명으로 분산돼 있어 권 후보가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동구을이 인구수에서 동구갑 보다 30% 많고 책임당원수도 650명으로 동구갑(400명) 보다 많기 때문에 단순 셈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다.
여기다 강대식 후보가 핵심 책임당원으로 포진된 동구의회 의원 상당수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정해용 후보도 동구을에서 오랜 기간 정치활동을 한 터여서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회의원의 의중이 당심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류성걸 의원의 경우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승민 의원은 2명의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 인물이라 운신의 폭이 넓지 않지만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강 후보를 경선후보에서 배제하지 말 것'을 새누리당 공심위에 요청했다는 점에서 강 후보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유 의원 측은 "음주운전 한 번으로 경선에서 배제하는 것는 너무 심하다는 것이 의원 소신으로,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며 "상향식 공천제의 취지대로 당원과 주민들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바닥 민심 공략은 발로 뛰는 전략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동구주민 이모씨는 "3명 후보 모두 정치인 출신이라 차별화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누가 동구 발전에 적임자인지 공약과 경력, 주변 평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인물로 보면 강 후보는 신의와 추진력, 권 후보는 정책 능력과 균형감각, 정 후보는 정치적 감각과 창의성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공약의 경우 정 후보는 서민동네 주거ㆍ생활환경 정비와 도시농업 테마파크 조성, 권 후보는 이시아폴리스 교통문제 해결과 교육특구 동구 완성, 강 후보는 환경도심재생사업과 동대구로 중심 신중앙통 조성사업 등을 내세웠다. 세 후보 모두 K2 군비행장과 안심연료단지 이전은 공통된 공약이다.
한편 야권 후보로는 통합진보당 소속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 표밭을 누비고 있다. 권 후보는 협동조합 중심의 지역 내수경제 기반 조성과 보편적 복지, 아이행복 동구 등을 다짐하고 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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