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마니아층 이미 형성커뮤니티 중심 번역해 즐겨… 판타지물 인기는 상상 이상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강점… 젊은 독자층 빠르게 흡수● 제2의 열풍 부푼꿈기승전결식 탄탄한 서사구조 외국인은 접해보지 못한 세계디지털만화 시장 7억불 규모… 출판만화 대체 급속 성장 중
네이버는 올 하반기 전 세계를 상대로 모바일 웹툰 서비스를 출시한다. '라인 웹툰'이란 브랜드도 지었다. 영어와 중국어로 시작하는데 미국, 영국, 호주 및 중국이 타깃이다. 언어사용인구로 보면 무려 15억 명이나 된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해외 만화 시장의 인기장르를 분석하고, 각 언어권 시장에 선보일 작품 선정과 번역을 진행 중이다. 영어권에는 '신의탑', '노블레스' 등을, 중국어권에는 '이말년 서유기' 등을 선정해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 웹툰의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했는데 우리가 미국드라마를 번역해서 보듯이 해외에서도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웹툰을 번역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노블레스 등 판타지 웹툰의 인기는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검색포털 다음은 다음달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웹툰포털 '타파스틱'을 통해 우리나라 웹툰을 진출시킬 계획이다. 타파스틱을 서비스하는 타파스미디어의 이재은 팀장은 "현재 미국에 서비스 되는 웹툰 중 한국 웹툰이 상위 10개 작품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특히 매년 17% 정도씩 성장하는 미국 디지털 코믹 시장에서 한국 웹툰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웹툰의 '원조'다. 2000년대 초반 포털을 통해 시작된 웹툰은, 처음엔 책장을 넘기는 대신 마우스의 스크롤을 통해 아래로 내리면서 읽는 것이 어색했지만, 인터넷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단편 장편 연재물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쏟아냈다. 특히 웹툰은 기존 출판만화에 비해, 동작 등 특수효과를 가미할 수 있고 배경음악도 깔 수 있어, 젊은 독자층을 빠르게 흡수해갔다.
해외시장은 아직 출판만화가 대세인데다, 웹툰 역시 기존 원작 만화를 디지털화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내용도 코믹 위주다.
지난해 세계만화 시장 규모는 약 63억달러, 이중 디지털만화 시장이 7억3,000만달러이다. 하지만 성장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어서 미국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은 최근 웹툰 앱 서비스 업체 '코믹솔로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요즘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일본은 전자서적 시장이 930억엔 규모이고, 이 중 코믹물 시장이 77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웹툰 호황의 키는 모바일에 있다. PC에서 모바일로 주도권이 넘어 가면서 해외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장벽이 낮아졌고 모바일 메신저, 게임 등과 시너지 효과도 크게 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게임, 웹툰은 비슷한 취향을 지닌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상호 보완성이 높기 때문이다. 타파스미디어 관계자는 "여전히 미국의 만화는 출판 만화를 디지털로 스캔해 옮긴 수준에 불과한데, 한국 웹툰은 웹이나 모바일에 최적화 되어 있어 앞서 있다"며 "타파스틱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과 태블릿PC를 통해 만화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웹툰은 현재 드라마나 케이팝(K-POP) 못지 않은 제2의 한류를 꿈꾸고 있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웹툰 만의 독특한 강점으로 '서사구조'를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웹툰은 이야기가 기승전결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게다가 연재물의 경우 드라마처럼 매회 끝나지 않고 전체 스토리가 계속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서사구조야말로 외국인들에겐 접해보지 못한 흥미로운 세계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디씨코믹스, 마블코믹스의 영웅 스토리나 일본식 만화를 보던 독자들은 한국 웹툰의 독특한 서사구조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덕분에 한국 웹툰은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게임, 연극, 소설, 예능프로그램 소재에 까지 진출하는 추세다.
일본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웹툰 벤처기업 레진코믹스의 이성업 이사는 "해외에서는 단순히 생활 속 유머로 인기를 모으는 내용보다는 탄탄한 서사 구조를 갖고 있는 웹툰을 더 선호한다"며 "특히 한국웹툰은 화려한 색감을 갖고 있어 어필하는 요소가 더 많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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