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들의 열전’인 제7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골프대회는 ‘독학 골퍼’ 버바 왓슨(36ㆍ미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왓슨이 올 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개인 두 번째 그린 재킷을 차지했다.
왓슨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적어냈다. 왓슨은 역대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을 노렸던 20세 조던 스피스(미국)와 요나스 블릭스트(30ㆍ스웨덴ㆍ이상 5언더파 283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2년에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왓슨은 2년 만에 그린 재킷을 되찾았다. 왓슨은 역대 마스터스에서 두 번 이상 우승한 17번째 선수가 됐다. 우승 상금은 162만달러(약 16억8,000만원)다.
왓슨은 “2년 전 우승은 행운이 따랐다면 이번 우승은 연습의 결과”라면서 “작년 챔피언 아담 스콧(34ㆍ호주)에게 해마다 그린 재킷을 서로 돌려주자고 말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왓슨은 필 미켈슨(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ㆍ이상 44) 등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표적인 왼손잡이 골퍼다. 2012년 마스터스 이후 우승 소식이 없어 애를 태우다가 올해 2월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우승 갈증을 풀었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으로 PGA 통산 6승(메이저 2승)을 달성했다.
왓슨은 골프를 처음 배울 때부터 혼자 터득했다. 공 대신 솔방울을 치면서 스윙 연습을 하기도 했다. 독학으로 골프를 배운 탓에 스윙도 어설프다.
하지만 호쾌한 장타는 그의 주무기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PGA 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에 오른 왓슨은 올해 역시 이 부문 1위(317.7야드)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왓슨은 올해 오거스타의 내셔널 골프장의 ‘아멘 코너(Amen corner)’에서 재미를 봤지만 스피스는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아멘 코너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11번홀(파4)부터 13번홀(파4)까지 가리키는 별칭으로, 선수들이 공략하기가 너무 어려워 ‘아멘’이란 탄성이 절로 나온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왓슨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아멘 코너’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공을 세 번이나 해저드에 빠트리며 무려 10타를 기록했다. 한 홀에서 7타를 잃는 셉튜플 보기였다.
하지만 왓슨은 올해 4라운드를 치르면서 ‘아멘 코너’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하며 타수를 줄였다.
반면 왓슨과 우승 경쟁을 펼친 스피스는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끝내 왓슨을 따라잡지 못했다.
50대 베테랑의 저력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50대 선수들의 선전이 눈길을 끌었다. 미겔 앙헬 히메네스(50ㆍ스페인)와 베른하르트 랑거(57ㆍ독일)가 각각 4위(4언더파 284타), 공동 8위(이븐파 288타)를 기록했다.
마스터스 최고령 우승에 도전한 히메네스는 전반에 2타를 잃었지만 후반 들어 버디 4개, 보기 1개를 엮어 3타를 줄이며 4위에 올랐다. 히메네스는 “이번 주 내내 좋은 경기를 펼쳤다.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두 차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랑거도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랑거는 4라운드에서는 우승자인 왓슨과 같은 3언더파 69타를 몰아쳤다. 랑거는 “뛰어난 선수 중 50세가 넘은 선수도 많다. 우리는 이번 코스와 같이 긴 코스에서 최고 레벨의 선수들과 함께 경쟁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최경주(44ㆍSK텔레콤)는 6오버파 294타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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