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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텃밭서 농사짓는 보람 쏠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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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텃밭서 농사짓는 보람 쏠쏠해요"

입력
2014.04.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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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른 13일 인천 연수구 연수동 인천적십자병원 옆 사랑나눔텃밭. 등산복 차림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주민 예닐곱 명이 쇠스랑과 물뿌리개로 땅을 갈아엎거나 씨앗에 물을 주느라 분주했다. 아파트 숲 한 가운데 자리한 밭에는 저마다 '꿀꿀가족네 건강텃밭', '초보농군' 등 이름이 붙어 있었다. 밭에서는 상추, 치커리 등이 자라고 있었고 감자, 고추, 완두콩 등은 싹을 틔우기 직전이었다.

아침 저녁으로 밭을 찾는다는 공명순(52·여)씨는 "어려서 농사 짓던 경험을 살려 옥상에서 상자 텃밭을 가꿨지만 잘 안돼 실망하던 참에 이 텃밭을 알게 됐다"며 "농작물을 가꾸다 보면 잡념이 없어져 우울하던 기분이 나아지고 유기농 먹거리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텃밭을 가꾼다는 정예진(75·여)씨는 "채소를 키우는 재미도 있지만 텃밭에서 초등학교 5학년, 고교 1학년 손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겁다"며 "특히 작은 애가 흙을 좋아해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약 1,818.1㎡ 규모의 사랑나눔텃밭은 지난해부터 주민에게 분양됐다. 올해는 3만원짜리 1구좌당 약 16.5㎡씩 모두 110구좌가 분양됐다. 젊은 부부, 노년층 등이 몰려 경쟁률이 7대 1에 이를 만큼 인기였다.

인천에는 사랑나눔텃밭을 비롯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회원제로 직영하는 서구 가좌동, 남동구 서창·도림동 텃밭, 인천녹색연합의 계양산 텃밭 등이 있다. 자치단체와 농협중앙회,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도 텃밭과 주말농장을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처럼 텃밭 가꾸기로 대표되는 도시농업은 전국적으로 인기지만 관련 제도, 정책 등은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라고 도시농업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일깨우고 생산적 여가활동을 하는데 도시농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공동체문화의 부재,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우리농촌살리기 인천운동본부, 인천생활원예네트워크, 사회적 기업인 텃밭세상, 푸르내흐르내 등은 최근 '인천시 도시농업시민협의회'를 창립해 도시농업 활성화에 나섰다. 이들 단체는 도시농업을 위한 제도·정책 개발, 농촌과 도시농업의 상생 발전 등을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조이슬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팀장은 "도시농업은 마을공동체 만들기,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시민협의회는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땅을 도시농업에 활용하거나 공원 조성 시 텃밭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도시농업을 지원하는 법과 조례 개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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