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통일준비위원회 출범을 위한 막바지 인선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출범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통일준비위는 연초부터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선언 등으로 이어진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평화통일 기반 구축 작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대통령 직속 기구로, 지난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에서 기구 창립 계획을 밝혔었다. 정부 및 민간 부문 각 1명씩의 부위원장을 포함해 50명 이내의 정부 및 민간위원으로 구성될 예정으로 청와대는 이달 중 출범을 목표로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제4차 핵실험 예고, 북한제 추정 무인기 발견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랭하고 있고 북한의 도발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통일준비위가 출범하기엔 여의치 않는 여건이다. 통일준비위가 중ㆍ장기적 측면에서 통일 준비작업을 하는 기구이긴 하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남북한 정세에 어울리지 않는 엇박자 출범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시일을 끌 수도 없어 인선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적절한 출범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도 지난 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이 땅에 평화와 통일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범 시기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종합적인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준비위 인선과 관련해 민간 부문 부위원장으로는 지난해 7월 국가안보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된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이 거론된다. 강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중앙정보부에서 북한정보국장 등을 역임하며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의 실무총책을 맡았고, 김대중 정부에서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낸 북한 전문가다.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 서명의 주역인 정원식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가안보자문단 위원으로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석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 원장, 친박 인사인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박근혜 정부 인수위 멤버였던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