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가구수 증가와 주택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입주하는 중대형아파트 물량이 199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입주할 아파트 물량은 총 26만7,713가구로 작년(19만3,433가구)에 비해 3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85㎡ 초과 물량은 2만8,522가구에 그쳐 1991년(2만4,746가구) 이후 가장 작았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7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에서는 ▦전용 60㎡이하가 2만4,612가구 ▦60~85㎡ 4만2,710가구 ▦85㎡초과 8,049가구를 기록했다. 85㎡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전년동기대비 82.9% 증가한 반면 중대형 아파트는 14.3% 감소한 수치다.
서정호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주택시장 침체와 3인 이하 소규모 가구 증가에 따른 대형주택 수요 감소와 중소형주택 수요 증가가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전용 85㎡ 초과 물량은 중대형 아파트 선호가 늘어나면서 2000년대 후반까지 꾸준히 확대됐다. 1990년대에는 연평균 5만여가구 정도가 공급됐고 2000년대 들어서도 수도권 일대에서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로 연간 7만여가구가 공급됐다.
그러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상황은 정반대로 역전된다. 경기 침체와 1, 2인 가구 증가와 실수요자 중심 시장 재편 등이 맞물리며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은 반면 중대형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다. 중대형 입주 물량은 2010년 10만2,141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5만4,607가구, 2012년 4만9,968가구, 2013년 3만5,451가구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규모를 정하는 데서 가구당 구성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가구당 소득"이라며 "결국 경기가 살아나 가계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한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소형 공급을 선호하는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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