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종욱(34)은 13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전날 경기 7회초에 왼 허벅지 쪽 사구를 맞아 김경문 감독이 보호 차원에서 제외한 것이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두산에서 이적해온 후 연일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이종욱을 김 감독은 애지중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날도 이종욱은 경기 후반 출전해 짧고 강렬한 활약을 했다. 8회말부터 우익수 대수비로 투입된 이종욱은 4-4로 맞선 연장 12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우월 2루타로 결승점의 포문을 열었다. 바뀐 LG 투수 정찬헌의 초구를 작심하고 받아 쳤고, LG 우익수 이진영 옆으로 날카롭게 흐르는 타구로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희생번트로 1사 3루 찬스를 잡은 NC는 4번 지명타자 이호준의 중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 짜릿한 1점 차 승리(5-4)를 거뒀다.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은 NC는 개막 후 10경기 기준으로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순위표 맨 윗자리까지 올라가며 ‘다크호스’를 넘어 강력한 4강 후보로 떠올랐다.
이종욱은 4년 50억원의 FA 몸값을 개막부터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 연장 10회 결승타를 뽑아냈고, 6일 창원 넥센전에서는 9회말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홈 팬을 열광시켰다. 9일 창원 한화전에서도 결승타, 이날도 무승부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12회초에 극적인 한 방을 터뜨려 놀라운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종욱은 경기 후 “팀이 이겨 좋다. NC라는 팀에 힘이 생겨서 상대가 우리를 어렵게 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팀 승리를 위해 맡은 역할을 잘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힘든 경기 선수들이 잘 했다. 불펜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줬다”면서 “덕분에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시즌 초반이라 순위에는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잠실=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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