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최고 시속 250㎞의 준고속철도 차량을 개발했다. 준고속철도는 그동안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고 보고 개발을 미뤄왔던 분야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최대 시속 100㎞의 'ITX-새마을', 300㎞의 '산천'과 400㎞의 '해무'에 이어 250㎞급 준고속철까지 모든 속도 영역의 차량을 갖추게 됐다.
현대로템은 11일 경기 의왕 기술연구소에서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철도기술연구원 등 철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50km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신상품 발표회를 가졌다. 동력분산식 차량은 맨 앞 차량이 나머지 차량 전체를 끄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각 차량에 동력장치가 장착돼 최고 속도에 이르는 시간과 거리를 줄여 에너지 효율이 높다. 또 한 두 차량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차량의 힘으로 계속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세계 철도시장이 자동차처럼 속도경쟁에서 효율성경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 동력분산식 차량의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당초 하노이-호치민(1,600㎞) 구간에 시속 300㎞ 이상의 속도를 내는 고속철을 놓기로 했던 베트남 정부도 지난해 건설비와 열차 효율성 문제로 시속 160~200㎞의 준고속철로 바꾸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에 태국 정부도 방콕과 치앙마이를 잇는 고속철 건설계획을 시속 250㎞의 준고속철로 변경했다.
유럽도 마찬가지. 2011~2012년 세계시장에서 고속철 계약을 체결한 주요 9개국 가운데 독일, 폴란드, 스위스, 러시아 등 4개국이 시속 250㎞급 준고속전철을 도입했다. 이처럼 준고속철의 수요가 증가하자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 등 글로벌 철도차량 제작사들도 준고속철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모든 속도 영역의 제품을 생산해 다양한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준고속철도 차량은 정부가 추진중인 제2차 국가철도망 운영계획에 맞춰 광역경제권 90분대 구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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