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일본 납치문제 담당장관은 23~25일 일본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가족과의 면담을 조율중이라고 11일 밝혔다.
후루야 장관은 "이달 3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만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을 요청했다"며 "현재 일정을 조정중"이라고 말했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을 주선중인 납치 피해자 가족은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부모 시게루 부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일본 방문 당시 가진 연설회에 요코타의 부모를 초청한 적이 있으며, 직접 면담은 처음이다. 미국 대통령이 납치 피해자 가족과 대화하는 것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이후 8년만이다.
이 신문은 납치 피해자와 오바마 대통령의 면회를 통해 미일 양국 정부가 납치 문제 해결에 연대하는 모습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북한이 납치 피해자 안부 재조사에 응할 경우 북일 인적 왕래는 물론 전세 항공기를 허용하는 등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해체할 방침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은 일본이 대북 공조를 깰 우려가 있다며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도 동북아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북한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도(共同)통신은 아베 총리가 오바마 방일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21~23일로 예정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춘계예대제에 참배를 보류키로 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참배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참배 보류의 배경이 됐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대신 마사사키로 불리는 공물을 사비로 봉납한다는 방침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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