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4ㆍSK텔레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스타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만약 최경주가 메이저 정상에 선다면 그 대회는 ‘명인들의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될 확률이 높다는 평가다. 최경주도 “메이저 우승은 마스터스가 가장 근접한 것 같다.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최경주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제78회 마스터스(총 상금 8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4언더파 68타로 단독 선두인 빌 하스(32ㆍ미국)와는 2타 차 공동 5위다. 디펜딩 챔피언 아담 스콧(34ㆍ호주)은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 ‘장타자’ 버바 왓슨(36ㆍ미국) 등과 공동 2위다.
마스터스에 강한 남자
최경주는 4대 메이저대회 중 유독 마스터스에서 강했다. 2003년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3위를 비롯해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마스터스에서 톱5 두 차례, 톱10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작년까지 11번 마스터스 무대를 밟아 8번이나 예선을 통과했다.
반면 최경주는 다른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디 오픈, PGA 챔피언십에서는 톱5에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다. US오픈에서는 공동 15위(2005ㆍ2012년), 디 오픈 공동 8위(2007년), PGA 챔피언십 공동 6위(2004년)가 최고 성적이다.
최경주를 위한 코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전장이 길지 않다. 파72에 7,435야드로 세팅이 됐다. 코스 길이보다는 좁은 페어웨이와 울창한 나무숲, 빠른 그린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특징이다.
최경주는 올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80.3야드다. PGA 143위에 머물 정도로 장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최경주는 샷이 정교하다. 페어웨이 좁은 곳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최경주는 ‘벙커의 달인’이다. 그린 주변 벙커가 많은 마스터에서도 자신 있게 핀을 향해 공을 쏠 수가 있다. 최경주는 올해 1라운드에서도 100% 벙커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마스터스 그린과 궁합도 좋다. 12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한 최경주가 가장 선호하는 그린 빠르기다. 최경주는 1라운드에서 홀 당 퍼팅 수 1.50개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의 홀 당 평균 퍼팅 수는 1.69개였다.
비장한 마음가짐
최경주는 자존심이 강한 골퍼다. 프로선수들에게 메이저 우승은 훈장과도 같다. 최경주는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부족한 1%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최경주는 1라운드를 마친 후 “파5에서 끊어가는 전략으로 버디를 한 게 큰 수확이었다. 샷도 나쁘지 않았다. 가끔 미는 동작이 나와 볼이 왼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잘 보완해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전체적인 리듬감으로 볼 때 1라운드 기록은 굉장히 좋은 위치인 데다 조금씩 마음도 편안해지고 샷도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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