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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 공장 열악한 여건에 40대 초반이 막내 노릇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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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 공장 열악한 여건에 40대 초반이 막내 노릇해요"

입력
2014.04.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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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귀금속 제조업체 대표가 구인난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더군요. 귀금속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손기술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어요.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고민을 하겠습니까."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재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학과 교수는 "일부 젊은 직원들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40대 초반이 막내인 공장이 허다하다"며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통계청과 업계 등에 따르면 2011년 귀금속 업계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42.4세이다. 2010년 1인당 평균 월급은 155만9,000여원에 불과하며, 평균 근속년수도 2.9년에 그쳤다. 종로에는 국내 귀금속 제조 업체의 약 30%가 몰려 있고, 그 중 영세업체 비율은 80%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귀금속 산업 집적지역인 서울 종로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종로를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고 귀금속을 도시형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들은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가 지정한 종로 귀금속 개발진흥지구는 서순라길과 돈화문로로 둘러싸인 묘동 일대 14만855㎡다. 시는 올해 말 권농동에 개관하는 주얼리 비즈니스 센터를 전시ㆍ교육ㆍ수출상담ㆍ경영지원을 포괄하는 앵커시설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건폐율과 용적률 등 건축물 행위제한을 완화하고 세제혜택과 중소기업육성자금 융자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산업을 활성화 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앵커시설이 들어오면 없는 것보다야 낫다"면서도 "대부분 공장들이 1~3인의 소기업인데 용적률이나 높이제한을 완화해 주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금 융자에 대해서도 "융자 조건이 까다로워 정작 대출이 필요한 소규모 귀금속 제조업체에겐 언감생심"이라고 꼬집었다. 5년간 취득세와 재산세 50%를 감면해 주는 세제지원 혜택은 조례 개정이 필요한 상태라 언제 시행될 지 미지수다. 김 교수는 "지원의 목표는 소매가 아니고 도매와 제조인데, 시의 지원정책은 초점이 빗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합금제품 전문업체의 A대표는 "귀금속 산업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80,90년대의 낙후된 시스템을 2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며 "업자들이 음성 거래에 의존해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다 보니 작업환경과 직원들의 복지는 뒷전이고 젊은 인력들은 귀금속 업계를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A대표는 또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업계의 자정노력과 함께 시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젊은 직원은 2년을 채우기도 힘들 만큼 인력 수급이 현실적으로 가장 힘든 문제"라고 덧붙였다.

B귀금속 관계자는 "이곳 업체들은 특화산업진흥이라는 정책에 걸맞게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특화된 기업 육성 인큐베이팅 시스템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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