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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거짓말 한다는 계모측 주장은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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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거짓말 한다는 계모측 주장은 어불성설"

입력
2014.04.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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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 계모 의붓딸 학대 사망사건에서 의붓딸 김모(12)양의 진술 번복에 대해 계모 측이 "김양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김양을 치료한 의료기관 측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김양은 사건발생 초기 자신이 발로 차 동생이 죽었다고 진술했다가 학대 가해자인 친부∙계모와 분리된 후 계모의 폭행에 따른 것이라고 번복했다. 그러자 계모의 변호인은 9일 "김양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거짓말을 하는 것이거나, 환경이 바뀌면서 기억이 오염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김양을 치료해 온 병원 전문의는 10일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으면 충격 직후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못한다. 이런 사실을 수사기관이나 사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랫동안 학대를 받던 김양이 동생의 죽음까지 목격하고서 사실을 명확하게 진술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 전문의는 김양이 진술을 번복한 계기에 대해서는 "11일 법원 선고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친부∙계모와 같이 살지 않아도 된다'고 안도하면서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양은 지난해 12월 법정 증언 후 고모에 의해 지역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올해 2월 초 퇴원하면서 아동보호시설로 옮겼다. 김양의 진술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 이 때부터다. 김양은 지난달 중순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며 진술을 번복하게 된 과정이나 그 동안 학대받은 사실을 상세히 드러냈고, 녹취록이 법정 증거로 제출됐다. 재판부는 결심 2일을 남겨둔 지난달 19일 비공개 심리를 진행해 김양의 진술을 들었다. 전문의들은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양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친부의 학대 의혹도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사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대구지검 형사3부는 10일 오전 칠곡군 김양 친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김양이 지난달 19일 비공개 심리 후 친척에게 "계모가 나를 세탁기에 집어넣고 돌렸다" "아버지가 동생이 죽어가는 모습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 보여주었다"고 털어놓은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8개월이나 지나 물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종원 대구지검 1차장검사는 "세탁기 등 얘기는 법정이나 그 동안 수사과정에서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장검사는 또 검찰이 항소심에서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한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울산 '서현이 사건'도 당초 상해치사혐의를 적용했다가 뒤늦게 살인죄로 변경한 점에 비춰 항소심에서 살인죄 적용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편 소풍날 의붓딸 서현(당시 8세)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죄 등)로 구속 기소된 울산 울주 계모에 대한 선고도 11일 오후 울산지법에서 열린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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