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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무공천 철회] 위기의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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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무공천 철회] 위기의 안철수

입력
2014.04.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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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물어 기초선거 후보를 공천하기로 당론을 번복하면서 무공천 소신에 정치생명까지 걸겠다던 안철수 공동대표는 정치 입문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일단 안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된 대표직 사퇴는 보류하는 대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약속과 신뢰라는 새정치의 원칙이 훼손된 만큼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안 대표는 당초 무공천 재검토를 의견수렴에 부치겠다는 결정을 하면서 대표직을 걸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본인의 재신임 투표로 연결 지어 정면돌파 하겠다는 진정성을 강조한 것이다. 8일 의원총회에서도 당론 재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정치 생명을 걸고 이번 문제를 돌파하겠다"고 무공천 관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여론 수렴 결과로 그의 무공천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새정치 이미지의 퇴색도 불가피하다. 100년 정당을 주장하다 민주당과 손을 잡은 데 이어 무공천 공약까지 번복하게 됨으로써 '철수(撤收) 정치'라는 비판만 강화될 판이다.

때문에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6시간여 동안 국회 대표실에서 두문불출하는 등 상당히 충격을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대표실에서 고민을 하면서 입장 발표가 지연되자 당 주변에서는 사퇴를 포함한 중대결단을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이번 사태를 두고 안 대표 특유의 '좌고우면 우유부단'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창당 이후 무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 여론이 거세졌지만, 퇴로 없는 원칙만 고수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해 당내 혼란을 수습할 시점을 실기했다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차라리 '나를 따르라'며 무공천의 뚝심을 밀고 갔던 게 더 나았을 뻔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통합 과정에서 숨죽여 있던 친노ㆍ486 의원들의 무공천 철회 주장이 관철됐다는 점에서 향후 안 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안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행보를 지켜보자는 유보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당 안팎에선 안 대표가 그간 본인의 신념이 좌절되는 고비마다 보여왔던 '포기 정치'에서 벗어나 대표직을 내던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리더십의 진화를 평가하는 의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굽히고서 선거 승리를 얻어낸다면 비로소 현실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대표가 6ㆍ4지방선거 진두지휘 입장을 밝히고 나섬에 따라 선거 결과는 그의 정치적 운명할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됐다. 기초공천 파문에도 불구하고 선전의 결과를 거둔다면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에는 상당 기간 재기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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