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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별로 복지 사각지대 아이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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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별로 복지 사각지대 아이 찾죠"

입력
2014.04.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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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모가 키우기를 거부, 서울 성동구의 쪽방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민수(13ㆍ가명). 식당 일로 생활비를 벌던 할머니가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이 가족의 수입은 끊겼다. 이유 없이 친구들의 목을 조르고 멍이 들 때까지 때리는 등 정서 장애를 보이는 민수에게는 치료와 경제적 지원이 절실했다.

#2 지난해 성동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성추행 당한 혜진(14ㆍ가명)이는 당시 성폭력피해아동센터에서 '동요가 없고 무덤덤하다'며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다. 학교에서도 이상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뭔가 달랐다. 낯선 사람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보여주면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확산적 애착장애'가 지역아동센터 교사에게 발견된 것.

서울 성동구청 드림스타트팀이 가난과 소외 속에 버려진 아이들에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마련한 '동 중심 통합 사례회의'가 성과를 내고 있다. 드림스타트 사업은 2007년 시작된 보건복지부의 취약계층 아동 복지 서비스로, 현재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20개구가 각 1억6,000만원의 예산으로 시행 중이다.

'동 중심 통합 사례회의'에선 동사무소 복지 담당 공무원, 동네 복지관, 초등학교 복지 담당자 등이 매주 머리를 맞대고 복지 그물망을 벗어난 아이들을 찾는다. 8일 서울 금북초등학교에서 열린 '행당동 회의'에서 만난 김미자 성동구 드림스타트팀장은 "팀원 9명으로는 관내 취약 아동들의 실태를 속속들이 파악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며 동 중심 회의를 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의를 통해 지난해 5월 드림스타트 지원 대상이 된 민수는 담임 교사가 칭찬할 정도로 정서가 안정됐다. 드림스타트팀이 강원도에 있는 아버지에게 민수의 상태를 알려 아버지-아들간 관계 개선을 위한 상담을 벌였고,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재단에 의뢰해 경제적 후원도 받게 한 덕분이다. 지난해 7월부터 지원을 받은 혜진이는 현재 상담과 미술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드림스타트팀은 새로운 지원대상을 찾는 것 외에도 복지서비스와 관련한 컨트롤 타워 역할도 맡는다. 팀 관계자는 "지난해 드림스타트 지원을 받은 한 다문화가정의 부모는 지원금만 받아가고 정작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된 아이에게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았다"며 "중복되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아이가 한글 수업을 받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팀이 지난해 5~12월 연 61 차례의 회의에서 중복되는 복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조정한 사례는 250건, 복지 사각지대 아동 발굴은 13건에 달한다.

김 팀장은 "복지 시스템을 복잡하게 바꾸지 않아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것 만으로도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며 "제도만큼이나 각 기관의 소통과 아이들에 대한 적극적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동구는 현재 17개 동 가운데 10개 동에서 동 중심 통합 사례회의를 열고 있으며 점차 대상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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