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국내 판매가 금지된 스테로이드(근육 강화제)를 밀수입해 유통시킨 혐의(약사법 위반) 등으로 헬스트레이너 전모(26)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을 도운 전ㆍ현직 보디빌더 등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국, 필리핀 등 해외에서 밀수입한 스테로이드 알약과 주사제를 보디빌더, 헬스트레이너 등 1,117명에게 3,615 차례에 걸쳐 판매, 27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 등은 해외 판매브로커로부터 물고기 사료 등으로 위장해 국제택배로 배송받은 스테로이드를 오피스텔에서 나눠 담은 뒤 해외에서 수입한 정식 의약품인 것처럼 가짜 상표와 라벨 등을 붙여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의사들과 짜고 허위처방전을 받아 성장호르몬제를 보디빌더 등에게 불법유통하기도 했다.
이번에 적발된 스테로이드제는 운동시 근육량을 키우는 데 월등한 효과가 있으나 과다 복용할 경우 발기부전 등 성기능장애, 탈모 등 신체변화와 성격장애, 약물중독 등 부작용 우려가 높다고 경찰은 전했다. 성장호르몬제는 도핑테스트에 검출되지 않는데다 스테로이드제로 만든 근육을 유지할 수 있어 일부 보디빌더들이 대회를 앞두고 암암리에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로이드를 구매한 보디빌더 가운데는 전국체전 등 국내 보디빌딩대회에서 18차례 입상한 경력이 있는 김모(29)씨 등 아시아선수권과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선수도 다수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복용자에 대한 처벌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보디빌더협회 등에는 각종 대회 시 도핑테스트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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