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원대를 위협하던 원ㆍ달러 환율이 당국의 잇단 경고와 실제 개입으로 반등해 가까스로 1,040원선을 지켰다. 하루 사이 환율이 10원 가량 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것. 밤사이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의사록을 근거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더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달러 약세가 가속화한 탓이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채 마감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전달보다 1.2원 내린 1,04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6.4원 내린 1,035.0원에 개장했다. 전날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50선이 무너질 때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외환 당국은 이틀 연속 급락하자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장 개장 직후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이 "외국인 자금 유출입 및 역내외 시장 거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환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 현상 생기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 못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10시께 1,031.4원까지 하락했다. 2008년 8월 12일(1,030.0원) 이후 5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하지만 당국의 잇단 구두개입 이후 오후 들어 빠르게 반등했다. 이어 수입업체의 저점 결제수요(달러 매수)가 쏟아진 데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막판 가까스로 1,040원 선을 회복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급락한 것은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초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 탓.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화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올해 연말에는 미 테이퍼링(양적완화) 종료의 영향으로 미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편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 3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어 외국인투자자 자금의 증시유입이 당분간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와 원화가치 동시 강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66포인트(0.48%) 오른 2,008.61로 장을 마쳤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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