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종목이 열리게 될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중봉 경기장이 또 다른 돌발악재를 만났다. 자재비 인상 등으로 경기장 건설비용이 500억 원 이상 늘어난 탓인데, 재정이 넉넉지 않은 강원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는 당초 중봉 스키경기장 건설에 1,095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비 821억 원을 지원받고, 나머지 274억 원을 지방비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원도의 실시설계 결과, 물가상승에 따른 자재비 인상 등으로 건설비용이 최소 1,636억 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애초보다 공사비가 541억 원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1,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올림픽 이후 환경복원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강원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년 여 만에 산림청으로부터 가리왕산 유전자 보호림에 대한 조건부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한숨 돌리기 무섭게 악재를 또 만난 셈이다. 김경준(45) 가리왕산 보전과 환경 동계올림픽 실현을 위한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경기장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복구할 비용을 미리 마련하지 않고 어떻게 대회를 치를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아이스링크 등 나머지 5개 신축 경기장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전체 건설비용이 1,5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강원도와 조직위가 책정했던 건설비용 6,993억 원 보다 21% 정도 추가지출이 불가피하다. 프레올림픽 이전인 2016년 10월까지 모든 경기장을 완공해야 하는 강원도와 올림픽 조직위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일각에선 "예산에는 우선순위가 있는데 올림픽 시설에 거액의 혈세가 투입되면 시급한 민생현안이 뒤로 밀리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강원도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사업비를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동계올림픽추진본부 관계자는 "물가상승과 종목별 국제경기단체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불가피하게 경기장 건설비용이 증가했다"며 "중앙정부도 예산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