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감독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를 병행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일정상 일주일에 2경기씩 뛰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버거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 시즌 ACL에 참가하는 4龍(포항, 울산, 전북, 서울) 가운데 유독 포항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개막 후 리그 2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후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의 반전을 이끌어내며 어느새 순위를 2위까지 끌어 올렸다.
▲전문 골잡이 없이 강력한 포항의 소총 부대
포항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성호, 노병준 등 베테랑이 떠나며 전문 골잡이 부재라는 고민에 빠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제로톱 전술’을 꺼내 든 것도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 3월초만 해도 다소 손발이 맞지 않았던 포항의 공격진.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7라운드까지 무려 15골을 터트려 유일하게 두 자릿수 골을 터트리며 가장 날카로운 창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승대(4골1도움), 이명주(3골5도움), 유창현(2골1도움) 등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특히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김승대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해 데뷔한 2년 차 공격수 김승대는 리그뿐만 아니라 ACL에서도 3경기 연속골을 쏘아 올리는 등 포항 공격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김승대는 지치지 않는 체력에 스피드가 뛰어나고 골 결정력도 상당히 좋다.
▲‘황선대원군’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없는 ‘쇄국 축구’로 더블을 달성했던 황 감독은 올해도 적재적소에 맞는 용병술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황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이명주를 공격적으로 끌어 올리면서 새롭게 전술을 짰다. 새 옷을 입은 이명주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 최근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기량이 만개했다. 김승대와의 절묘한 호흡도 인상적이다.
또 황 감독은 김태수, 김재성 등으로 중원을 두텁게 해 지난해 맹위를 떨쳤던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를 극대화 시켰다. 제주서 임대로 데려온 강수일도 팀에 녹아 들면서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그 동안 부상으로 빠졌던 캡틴 황지수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황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방심할 수 없다.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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