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부분 9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실시한 기초선거 무공천 여론수렴 결과에 대해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공천 여론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무공천 철회에 대한 당원들의 요구와 2개의 룰에 대한 혼란을 우려하는 민심이 여론조사 설문 문구에 그대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공천 유지로 결론이 내려질 경우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약속 대 거짓'의 프레임이 사라져 지방선거가 불리해 지고,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한 안철수 공동대표의 대표직 사퇴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공천 여론이 근소한 차이로 높을 것
여론조사 전문가 5명에게 무공천 여론수렴 결과에 대한 전망을 물은 결과, 4명이 "공천하자는 의견이 다수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오거나 공천과 무공천이 팽팽하게 유지되는 백중세가 될 수 있지만 당원투표에서는 공천 지지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여론분석센터장은 "당심은 공천 유지가 꾸준한 흐름이었고 최근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무공천 지지 의견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쪽을 합치면 공천 여론이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무공천 결론을 전망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지지층과 무당파에서 꾸준히 60%정도가 무공천을 지지했고, 당원들도 당 전체가 처한 위기감을 공유하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공천 의견에 쏠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설문조사 문항 자체가 "공천을 해야 한다"는 답변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새누리당은 공천을 강행, 불공정한 선거로 치러질 수 있다'는 설문 문항을 예로 들어 "야당 지지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우리도 공천해야 한다'고 자극을 줄 수는 다분히 유도신문적 문항"이라며 "문항만 보면 지도부가 공천으로 방향으로 정해놓고 각본을 짰다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새정치, 약속 이행 등 무공천의 논리를 세울 수 있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문구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공천 결론 때는 지방선거 타격 불가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당 공천을 예측하면서 이 경우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에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약속 대 거짓이란 대여 공세 프레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데다 도리어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선거 내내 역공을 당할 수 있다"면서 "기초를 지키다 광역을 놓쳐버리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창당정신의 명분으로 정치생명까지 건 안철수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렸다. 윤희웅 실장은 "더 이상 안철수 대표를 새정치의 얼굴로 내세워 선거를 진두지휘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사퇴론에 무게를 실은 반면, 홍형식 소장은 "사퇴는 더욱 무책임한 일로, 무공천 여론이 과반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깨끗이 철회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5명의 전문가는 모두 "여론조사는 정치적 결단에 참고 자료는 될 수 있지만 결정 자체로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당 차원에서 상향식 시스템이 작동 되는 게 가장 정상적인 의사결정 구조"라고 강조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정소은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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