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 명수학교 끝내 폐쇄… 장애 학생들 어디로 가나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 명수학교 끝내 폐쇄… 장애 학생들 어디로 가나요

입력
2014.04.09 18:36
0 0

지적ㆍ자폐성 장애 전문 특수학교인 서울 성북동 명수학교가 9일 경영난을 이유로 16일 학교를 폐쇄하기로 결정, 장애 학생들이 거리에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불과 1주일을 앞둔 일방적인 폐쇄 통보에 학부모들은 "경영진의 횡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명수학교는 국내 유일의 개인 소유 특수학교로 지난해 공금 횡령 등 경영진의 각종 비리가 드러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본보 3월 6일자 11면)

1968년 설립된 명수학교는 설립자 사망 이후 6명의 자녀들이 학교 부지를 분할 상속 받은 뒤 1998년부터 장남 최모(62)씨가 개인 명의로 운영해왔다. 문제는 2010년 학교에 국고 26억원이 투입된 신축 교사가 들어서면서 불거졌다. 최씨 형제들은 공동명의 터에 지은 건물이 최씨 개인 명의로 된 것에 반발해 부지 사용료 청구소송을 냈고, 서울중앙지법은 올 3월 "최씨는 원고 5명에게 각각 월 23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최씨는 "내 명의로 된 집 한 칸도 없는 상황에서 월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며 "선친의 뜻을 이어 어려운 사정에서도 끝까지 운영하려 한 학교를 불가피하게 폐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비리 경영진이 처음부터 학교를 운영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 최모(48)씨는 "장애가 심해 일반 학교를 갈 수도 없고 가까운 특수학교도 정원이 꽉 찬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은 당장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며 "형제들의 재산 싸움 때문에 불쌍한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명수학교에 연 30억원을 지원하는 서울시교육청도 학교 폐쇄를 막을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임대료 지급기한을 미루고 폐쇄 결정을 철회할 수 있도록 경영자와 형제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