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6ㆍ4지방선거에서 기초단위 후보자를 공천할지 여부가 9일 실시된 여론수렴 결과로 판가름 난다. 무공천 공약을 고리로 통합 작업을 이끈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운명도 조사 결과에 따라 크게 갈릴 수 있다. 공천으로 결론이 나면 두 공동대표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리게 되고 무공천이 되면 당내 논란은 종결할 수 있지만 2개의 룰에 따라 투표를 해야 하는 국민적 혼란은 여전히 남는다. 어느 경우든 두 공동대표는 직접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고 여론에 공을 넘겼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무공천 결론 때는 당내 논란 종결, 대여 공세 강화
국민 여론조사와 전체당원 투표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유지하는 의견이 높게 나타날 경우 두 공동대표는 일단 한시름 덜 수 있다. 특히 여론수렴이라는 승부수는 사실상 안 대표에 대한 재신임 성격이 컸던 만큼 그 동안 당 지도부의 무공천 방침에 반기를 들었던 강경파 의원들은 더 이상 명분이 없게 된다. 안 대표의 결단이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컨벤션 효과'로 이어지면 지지층 결집도 가능하게 된다.
새정치연합이 '약속정치 대 거짓정치'의 프레임으로 여권에 총공세를 펼 수 있는 명분도 확보하게 된다. 기초단체장은 새정치연합 소속 현역단체장이 많은 만큼 '현역 프리미엄'을 이용하면 무공천에 따른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도 무소속 후보 난립 등 기초선거 현장의 혼란을 교통정리 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지 못할 경우 반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여론수렴 결과에도 불구하고 공천 요구가 이어질 경우 혼란상은 도리어 커질 수도 있다. 두 공동대표는 무공천으로 치른 선거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정치적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새누리당이 공천을 번복하지 않는 이상 유권자들은 2개의 룰에 따라 투표를 하게 되는 혼란도 여전히 남는 문제다.
공천 결론 나면 '1 대 1' 구도, 리더십은 타격
공천 의견이 더 크게 나타나면 지방선거를 '1 대 1' 구도에서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승패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는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2개의 룰을 피하게 되는 만큼 국민적 혼란도 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도부는 심각한 내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두 공동대표가 강조했던 '무공천 원칙'을 스스로 뒤집는 셈이어서 '약속 대 거짓'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기 어렵고 안 대표를 지방선거의 전면에 내세우는 효과도 불투명해 질 수 있다. 안 대표를 고리로 무당파 지지를 이끌어내는 외연확대도 요원하게 된다.
새누리당의 공세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당장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니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당의 혼란을 축소하고자 회군을 결정하면서 대통령과 여당 탓만 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공격했다. 새누리당을 따라 공천대열에 합류할 경우 실망한 야권 지지자들의 이탈로 선거 결과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안 대표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정치적 결단으로 난국을 돌파하지 못하는 정치력 부재에 대한 비판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무공천 원칙을 뒤집은 안 대표를 향해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안 대표 스스로 전격 사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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