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이 숨겨놓은 골동품 수백점이 동양네트웍스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발견돼 법원이 가압류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윤준 수석부장)는 8일 현 회장 부부 소유의 미술 작품, 도자기, 고가구 등 골동품 330여점에 대한 보전 처분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이 골동품은 회생절차 관리인인 김형겸(49) 전 동양네트웍스 상무보가 4일 서울 논현동 동양네트웍스 사옥과 가회동 회사 소유 주택에서 각각 발견해 법원에 알렸다. 동양네트웍스는 검찰이 지난해 10월 현 회장을 수사하면서 압수수색을 벌인 계열사 중 한 곳이다.
현 회장 측은 가압류 직전 현장에 트럭을 보내 골동품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으나 관리인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가압류한 골동품의 처분을 위한 조사확정 재판을 열고 현 회장의 손해배상 책임 유무를 판단할 예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골동품 대부분이 발견 당시 포장에 싸여 있어 구체적인 내역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경매 등 골동품 처리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그룹 5개 계열사 가운데 동양네트웍스과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은 회생계획안이 인가됐고, 동양레저는 채무변제 방식을 조율 중이다. 현 회장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 어음을 무리하게 판매해 투자자 수만명에게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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