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시 건강 악화로 구급차에서 북측 가족을 만났던 김섬경씨가 지난 5일 숨을 거뒀다. 향년 91세. 지난 2월 20일 금강산에서 딸 춘순(68), 아들 진천(65)씨와 재회한지 44일 만이다.
대한적십자사는 9일 김씨의 남쪽 아들 진황(52)씨가 8일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아들 김씨는 "금강산에서 북녘 자식을 보고 그리움의 한을 놓으신 것 같다"며 "이 소식이 알려져 통일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적십자사는 전했다.
고인은 상봉 행사 당시 의료진이 금강산행을 만류했으나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며 구급차에 실려 행사장을 찾았고, 상봉 첫날 북쪽 자녀들과 감격의 해후를 했다. 그러나 건강 상태가 안좋아져 이튿날 조기 귀환한 뒤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십자사는 아들 김씨가 통일이 되면 아버지의 유골을 북쪽 형제들에게 보내겠다고 했다며 북쪽 형제들에게 아버지가 운명했다는 소식을 전할 길이 없어 가슴 아파했다고 전했다. 6ㆍ25전쟁 참전 군인인 김씨는 국립이천호국원에 안장됐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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