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아이비리그(동부지역 8개 명문대학)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학생회장에 재미동포 2세 김재윤(20)씨가 뽑혔다. 여학생이 이 학교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개교 274년 만에 처음이다.
김씨는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치러진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1,806표를 획득해 2014~2015년 학기를 이끌 유펜 총학생회장에 뽑혔다. 장래 희망이 외교관인 김씨는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성으로 처음 학생회장을 맡게 돼 책임감이 크다"며 "한국계로는 물론 아시아계로도 최초로 회장에 당선된 만큼 타의 모범이 돼 커뮤니티 활성화 등 재학생 1만 명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욕주 버펄로에서 태어나 6살 때인 2000년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주한 김 씨는 앨런 고교를 졸업하고 2011년 유펜에 입학해 현재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총학생회에서 열정적으로 일해 온 김씨는 2학년이던 지난해 27개 소수인종 학생으로 이뤄진 소수자연합위원회 회장을 맡고 문화 간 대화 프로그램(Inter cultural dialogue program)을 주도하는 등 학교에서 백인 주류사회에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앞장서왔다.
김씨는 총학생회장 출마 계기에 대해 "2013년 4명의 학생이 교내에서 자살한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누군가가 나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다채로운 내 경험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학생회장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기숙사에 '멘토'를 상주시켜 고민을 상담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포부도 밝혔다. "피난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북한에 관심을 뒀다"는 그는 "대학 졸업 후 북한 인권 개선과 탈북자의 한국 정착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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