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8일 이란의 하미드 아부탈레비 유엔주재 대사 내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이란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란 정부에 내정 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부탈레비의 미국 입국을 막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의 결정은 미 상원이 테러 또는 스파이 활동과 관련 있는 인물의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을 통과시킨 뒤 하루 만에 나왔다. 이 법은 1979년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사태를 주도한 '무슬림학생연맹'의 일원이었던 아부탈레비 대사의 입국을 막기 위한 것이다.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는 1979년 11월 이란 대학생들이 팔레비 전 국왕의 망명을 허용한 미국에 반발해 대사관을 점거하고 직원 52명을 붙잡아 444일간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외교관계가 단절됐고 이란에서는 매년 사건 발생일을 전후해 대규모 반미 시위가 열린다.
이와 관련 이란 외무부 마르지 아프캄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유엔대사로서 손색이 없는 노련한 외교관을 내정했다"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개혁 성향인 아부탈레비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통령실 정무국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유럽연합과 벨기에, 이탈리아, 호주 대사도 지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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