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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수시장 확 열린다지만… 한우 농가 피해 예상돼 국회 통과 험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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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수시장 확 열린다지만… 한우 농가 피해 예상돼 국회 통과 험난할 듯

입력
2014.04.0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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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8일 공식 체결됐다. 국회 비준 등 양측의 국내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내년 초 양국간 FTA가 발효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호주 수출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호주산 쇠고기(15년 후 관세 완전철폐)의 수입 증가로 농축산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한ㆍ호주 FTA에 공식 서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서명식에 참석해 협정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ㆍ호주 FTA는 우리나라가 맺은 11번째 FTA다. 이로써 한국의 FTA 적용 범위는 세계 GDP의 57.3%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최대 수혜를 보는 업종은 자동차다. 자동차의 경우 주력 수출차종(가솔린 중ㆍ소형차)에 붙는 관세 5%가 발효 즉시 사라진다. 또 포드ㆍGMㆍ도요타 등 해외 자동차업체들이 2~3년내 호주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우리 자동차업체들의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이나 광섬유케이블, 공기청정기 필터 등을 만드는 중소업체들도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또 '자원부국' 호주에서 안정적인 자원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도 호주에서 수입하는 철광(전체 수입량의 72%), 석탄(44%), 알루미늄광(77%) 등은 대부분 무관세라 별도의 관세인하 효과는 없지만, 에너지ㆍ자원협력 강화나 투자안정성 확대 등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호주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길도 넓어졌다. 현재 양국의 교역액은 303억 달러이지만, 호주의 1인당 국민소득이 6만7,556달러(세계 6위)로 구매력이 높아 교역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FTA가 우리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칠 효과는 크지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실시한 한ㆍ호주 FTA의 경제적 영향 평가에 따르면, 발효 후 10년간 한국의 GDP는 0.14%, 소비자 후생수준은 약 16억달러 증가에 그칠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수치상으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어도 포괄적인 정치경제적 협력관계가 강화되는 효과가 중요하다"면서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수출이 늘어날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쟁점은 역시 축산물이다. 정부는 호주산 쇠고기 개방에 따른 한우 농가의 피해가 예상돼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 피해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된 것이 전혀 없다. 때문에 국회비준도 생각만큼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 야당 쪽에선 "정부가 농축산업 강국들과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하면서 관련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회 비준 동의를 받는 길이 예상 외로 험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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