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가 쌀농사에 뛰어들었다. 직접 농사를 짓는다기보다는, 자동차 생산과정에서 터득한 생산성 향상비결을 노동집약적 특성을 갖는 벼농사에 적용,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도요타식 실험'을 각 분야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농작계획(農作計劃)'으로 명명된 클라우드 기반의 '벼농사 IT관리 솔루션' 개발을 마치고, 이달부터 시험경작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테스트에는 도요타 본사와 공장이 위치한 아이치현, 고품질 쌀생산지 중의 하나인 이시카와현의 9개 쌀재배 영농조합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도요타 관계자는 "농촌 고령화로 영농조합에 경작을 위탁하는 농업종사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농사에 필요한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IT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식은 이렇다. 중앙통제소가 여러 농지에서 벼의 품종, 논 상태, 날씨, 작업시간 등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날 작업계획을 작성, 스마트폰을 통해 농부들에게 전달한다. 농부들은 다시 그들의 작업 진행상황을 스마트폰 등으로 중앙통제소에 보내는데, 이런 피드백을 통해 중앙에서 전체적 경작관리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관리할 경우 유휴 농기계, 인력 등 자원을 아낄 수 있다"며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살려, 지역사회가 당면한 이슈 해결에 적극 동참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도요타의 새로운 실험은 다양한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왔다. 예컨대 자동차 생산에 이용되는 로봇 제작기술을 응용해, 노인이나 장애인들의 보행 또는 환자치료 등을 도와주는 '파트너 로봇'을 꾸준히 개발해 발표하고 있다. 또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열섬현상이나 탄소배출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움 품종의 잔디와 꽃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검정 아스팔트 일색인 주차장을 녹색으로 바꾸는 바닥블록도 개발, 보급하고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로 쌓은 관련 기술로 에너지 자급률이 50% 수준인 고효율 주택 보급사업도 하고 있다"며 "지금은 사회공헌 활동 정도로 여겨지지만 미래에는 모두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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